회사원인데 한달 생활비 30만원… 저축 끝판왕 30대 여성의 고민 [왕개미연구소]

이경은 기자 2023. 1. 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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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높아서 5000만원 빌려줬는데 무소식
보장성 보험료는 월 10만원 이내로 줄여라
[왕개미연구소] #내돈부탁해 17
천안에 살고 있는 31세 직장인입니다. 3년 사귄 남자친구(장거리연애)가 있고 1~2년 후에 결혼할 예정입니다. 궁핍한 노후가 싫어서 돈은 거의 안 쓰고, 남친과 만나서도 집콕 데이트만 합니다. 부모님께 주거비 지원을 받고 있는 지금이 기회라 생각하고 최대한 아끼고 모으면서 살고 있어요. 결혼, 육아, 노후에 대한 고민도 많은데, 지금 소득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아 막막합니다. 또 가족의 지인이 이자를 많이 주겠다고 해서 5000만원을 빌려줬는데, 첫 3년 동안은 꼬박꼬박 갚더니, 작년 8월부터는 이자를 주지 않아요. 차용증은 받아놨는데 제 돈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저축 재능 보유 30대 여성)

✅이천 <내 은퇴통장 사용설명서> 저자

세후 월급 257만원에서 200만원을 모으는(저축률 78%) 보기 드문 미혼 여성입니다. 저축 목적도 명확하고 의지도 강하네요. 물론 평소 생활이나 소비 방식을 들여다보면 저축을 많이 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긴 합니다.

부모님 소유 소형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관리비 이외에는 보증금이나 월세 등 주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군요. 통신비나 교통비 등 생활비 일부를 부모님이 지원해주시는 것도 저축에 큰 도움이 되고요.

보통 연인이 있으면 데이트 비용이 많이 들죠. 하지만 롱디 커플이라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데다, 만나더라도 집콕 데이트를 선호하므로 돈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남녀 데이트가 반드시 근사한 곳에 가서 비싼 음식을 먹으면서 돈을 많이 써야 만족스러운 건 아니죠. 연인이 함께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게 중요한데, 두 사람은 현재 상황에 만족하니 저축을 많이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조건입니다.

내년 말쯤 결혼할 예정인 상담자가 알아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상담자는 가족의 지인이 이자를 많이 주겠다고 해서 5000만원을 빌려줬고, 지금까지 3000만원을 이자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채무자가 작년 8월부터는 상환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돈을 빌려줄 때 차용증을 받았더라도 채무자가 빌린 돈을 더 이상 상환할 의지가 없다면, 민사 소송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소송을 하게 되면 최소 500만원 이상 소송 비용이 발생하며,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반년 이상 걸립니다. 물질적·정신적으로 큰 소모전을 치를 수 밖에 없습니다. 승소해도 돈을 빌려간 사람 명의로 재산이 없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빌려준 돈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채무자 입장에선 이자 약속과는 무관하게 5000만원을 빌려서 3000만원은 갚았으니, 앞으로 2000만원만 갚으면 된다고 자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혼 자금으로 생각하고 있던 원금 5000만원은 일단 준비된 결혼 자금에서 제외해 놓는 것이 결혼 계획을 세울 때 혼선이 없으리라 판단됩니다.

/조선DB

앞으로 정말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돈 거래는 피하도록 하세요. “돈은 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쉬울 때는 뭐든 다 약속을 이행할 것처럼 이야기하죠. 하지만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렇게 되면 속타는 사람은 돈을 빌려간 사람이 아니라, 돈을 빌려준 사람입니다. 부모나 형제에게 빌려준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다리 건넌 지인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상대방 처지가 딱해도, 평소 신뢰가 쌓였어도, 이자를 아주 많이 준다고 해도 돈거래엔 귀기울이지 마세요. 다 떼여도 상관없을 금액이 아니라면, 돈 거래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돈도 사람도 다 잃을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2️⃣다음은 신혼 생활에 대한 것입니다. 상담자는 결혼해서 따로 살더라도 아파트를 사서 월세를 놓고 신혼 때 최대한 돈을 모으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남자 친구는 반대 의견이군요. “결혼까지 했는데 돈 때문에 부부가 따로 떨어져 살면서 총각 때처럼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싶지 않다”는 게 남자 친구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누구의 생각이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은 ‘2인3각 달리기’와 같습니다. 두 사람이 한 방향을 보고 몸과 마음을 합해 달려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출발부터 신혼 생활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 삐걱거린다면, 결혼 후에도 불협화음이 잦아질 거고 그런 삶은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본격적인 결혼 준비 전까지 상담자 의견에 동의할 수 있도록 남자 친구를 설득하거나, 아니면 남자 친구의 의견에 따르거나,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대화해서 절충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만약 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이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 그 결정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을 다른 한쪽이 원망하게 됩니다.

3️⃣현재 상담자에겐 결혼 자금 마련이 가장 중요한 목표죠. 결혼을 위해 저축할 수 있는 기간이 22개월(2022년 2월~2023년 11월) 남았다고 가정하고, 최대 결혼 자금이 얼마인지 계산해 보겠습니다(빌려준 돈 5000만원은 자금 회수 기간과 금액이 불투명해서 결혼 자금에서 제외합니다).

보장성 보험에 매월 27만원씩 지출하고 있는데, 미혼 여성의 보험료로는 과합니다. 미혼 여성은 경제적 가장이 아닌 이상, 사망 보장 의미가 약합니다. 실손의료비 보험과 암·성인병을 주로 보장하는 핵심 보장 내역 위주로 보험을 리모델링하세요.

보장성 보험료는 최대 월 10만원을 넘지 않도록 합니다. 결혼 후에도 여성은 특별하게 보장성 보험을 더 추가하지 않아도 됩니다. 보험 리모델링으로 줄인 월 17만원은 적금으로 돌리면 됩니다.

금융 상품을 선택할 때는 돈을 모으는 목적과 기간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결혼할 때까지 22개월 남았는데 2년 이내의 재무 목표를 달성하려면 수익률보다는 원금을 보존할 수 있는 안전한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 상품으로는 은행 예·적금이 가장 적합하겠죠. 고금리 특판이 나오면 놓치지 마세요.

고수익 욕심에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같은 투자형 상품에 들어갔는데, 돈이 필요한 시점에 계좌가 마이너스면 어떻게 될까요? 손실을 감수하고 상품을 매도하거나 매도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대출을 받아야 할테고 이자 비용까지 발생해 손해겠죠.

참고로 결혼 비용은 예식장 예약 등으로 보통 결혼식 6개월 전부터 지출이 되기 시작되니 그 점에 유의해서 상품 만기를 잘 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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