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에 지난해 인구이동 14.7% 급감, 50년만에 최저
지난해 인구 이동이 50년 만에 가장 적었다. 부동산 시장 한파로 이사가 크게 줄면서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연간 국내 인구 이동 통계’ 결과다. 지난해 이동자 수는 615만2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6만1000명(14.7%) 감소했다. 1979년(-108만6000명) 이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감소율 역시 1976년(-24.8%)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연간으로 인구 이동자 수가 600만 명대로 내려앉은 것도 1974년(530만 명) 이후 처음이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 이동률은 지난해 12%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1972년(11%) 이후 최저다. 50년 만에 인구 이동이 가장 적었다는 의미다. 시도 내 이동률은 7.8%, 시도 간 이동률은 4.2%로 전년과 견줘 1.5%포인트, 0.5%포인트 각각 줄었다.
인구 이동 통계는 주민센터에 제출하는 전입 신고서를 토대로 작성한다. 행정구역상 읍ㆍ면ㆍ동 경계를 넘어 이사하는 걸 수치로 낸다. 지난해 다른 지역으로 집을 옮긴 사람이 그만큼 많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고령화와 교통ㆍ통신 발달로 인해 장기 추세적으로 인구 이동은 감소 중”이라면서도 “지난해 인구 이동이 급감한 건 주택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매매가 전년보다 활발하지 않아 주택 관련 이동 수요가 줄었고, 인구 이동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주택 매매 거래량은 48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1% 줄었다. 1~11월을 기준으로 주택 매매 거래량이 2020년 113만9000건, 2021년 96만1000건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반 토막’도 안 된다. 지난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랭한 탓이다. 주택 매매는 물론 전·월세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인구 이동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전 연령대에서 인구 이동이 줄긴 했지만, 연령별 이동률은 20대(23.1%), 30대(18.9%), 40대(10.8%) 순으로 높았다. 70대 이동률이 5.4%로 가장 낮았고 80대(6%), 60대(7.4%)가 뒤를 이었다.
보통 인구 이동은 학업ㆍ취업ㆍ결혼 등이 몰리는 20~30대에서 잦은 편이다. 고령 인구 비중이 늘면서 인구 이동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 900만 명대로 정점을 찍었던 인구 이동은 지난해 600만 명대에 진입했다.
인구 이동이 줄긴 했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은 여전했다. 권역별로는 지난해 수도권으로의 순유입(인구 유입-유출)이 3만7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영남권은 6만1000명으로 순유출이 제일 심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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