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들끓게하는 ‘니컬스 사태’… 흑인문제 vs 경찰개혁 놓고 충돌

김현아 기자 2023. 1.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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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국에서 경찰관들이 비무장 흑인 운전자를 집단 구타해 사망케 한 사건은 미국 내 고질적인 인종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남성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과는 달리 가해 경찰들이 모두 흑인이고, 사건이 발생한 테네시주 멤피스가 흑인 민권운동의 발상지라는 점에서 복잡함을 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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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논란 ‘조지 플로이드’ 달리
폭력 경찰 모두 ‘흑인’ 밝혀지자
극우 ‘단순 흑인사건’으로 몰아
의회선 “개혁위해 바이든 만날것”
추모 시위대 “정의 구현”… 지난 7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경찰 구타로 숨진 타이어 니컬스를 추모하는 시위대가 29일 멤피스의 관할 경찰서 앞에서 타이어의 이름과 ‘정의 구현’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7일 미국에서 경찰관들이 비무장 흑인 운전자를 집단 구타해 사망케 한 사건은 미국 내 고질적인 인종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남성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과는 달리 가해 경찰들이 모두 흑인이고, 사건이 발생한 테네시주 멤피스가 흑인 민권운동의 발상지라는 점에서 복잡함을 더하기 때문이다. 의회를 중심으로 ‘경찰 개혁’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극우 단체들이 이번 사건을 ‘흑인의 문제’로 몰아가며 인종을 둘러싼 미국 사회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9일 더힐에 따르면, 미 연방의회 흑인 의원 모임인 블랙코커스(CB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이번 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흑인 운전자 타이어 니컬스(29)가 사망한 이후 경찰 개혁에 대한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CBC가 주축이 돼 먼저 논의를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니컬스 측 변호인인 벤 크럼프도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니컬스가 사망했는데도 ‘조지 플로이드 정의 치안법’(경찰개혁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플로이드 사태 때와 달리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인종이라는 점에서 경찰 개혁 방정식도 한층 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니컬스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5명의 경찰관도 흑인이라는 점에서, 경찰 개혁에 대한 고뇌와 노력 역시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조디 아머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도 “이번 사건은 단순한 ‘흑백’의 문제가 아니라, ‘흑인 대 파란 유니폼(경찰)’의 문제”라며 “유니폼을 입으면, 그 유니폼의 정체성이 다른 정체성을 사멸하는 주요 정체성이 되곤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경찰 구성원에 유색인들을 더 추가하면 더 공정해질 것이라는 ‘환상’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니컬스의 사망 당시 영상이 언론을 통해 분석되며 범행의 잔혹성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니컬스 사망 당시 경찰관들은 니컬스를 붙잡은 뒤 약 13분 동안 최소 71가지의 명령을 내리며 그를 구타했다. NYT는 “따르기조차 불가능한 명령을 쏟아부었다”고 묘사했다. 니컬스가 사망한 멤피스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총격 살해돼, 흑인 민권운동의 발상지로 떠오른 곳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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