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다니는 회사에 취업…‘코리안 드림’ 보여요”

곽시열 기자 2023. 1. 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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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 출신 10대 청년이 한국의 조선소에서 '코리안 드림' 실현에 나섰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족으로 울산에서 1년째 정착 중인 굴럼 무스타파 미르자이(19) 군의 이야기다.

미르자이 군은 "13세 때부터 축구장을 뛰어다니다 한국에 온 뒤로는 축구를 못해 너무 아쉽다"며 "울산 현대 축구팀이나 한국의 프로축구팀 감독에게 저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꼭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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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重 협력사 입사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가족 미르자이 군
“기술 배우고 미래 위해 취직
가족 생계에도 도움주고 싶어”
아프간서 청소년축구대표 활동
한국서 축구선수 도전 꿈키워
굴럼 무스타파 미르자이(왼쪽) 군과 그의 아버지 후세인 미르자이 씨 부자가 함께 근무하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안에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아프가니스탄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 출신 10대 청년이 한국의 조선소에서 ‘코리안 드림’ 실현에 나섰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족으로 울산에서 1년째 정착 중인 굴럼 무스타파 미르자이(19) 군의 이야기다.

미르자이 군은 무장세력 탈레반의 집권을 피해 간호사였던 아버지 굴럼 후세인 미르자이(52) 씨를 따라 2021년 8월 한국땅을 밟았다. 당시 국내에는 391명의 특별기여자가 입국했고, 그 중 157명은 지난해 2월 울산 동구에 정착했다. 이들 가구의 가장인 29명은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의 12개 협력사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울산에서 고등학교 3학년을 보낸 미르자이 군은 다음 달 고교 졸업을 앞두고 지난 12일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업체에 취업했다. 그의 아버지 미르자이 씨가 다니는 회사다.

미르자이 군은 “아버지가 평소에 ‘회사 생활이 재미도 있고, 기술도 배울 수 있다’며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젊었을 때 하루라도 빨리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기 위해 취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엄마와 누나 1명, 여동생 1명, 남동생 2명 등 가족의 생계에도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고 했다.

아버지 미르자이 씨도 “1년여 동안 회사에서 일해보니 자긍심도 들고, 이곳에서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아들도 같은 일을 하겠다고 해 흔쾌히 회사에 추천했다”고 말했다.

미르자이 군은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집에서 한국말만 하자는 어머니의 제안에 한국어 습득도 빠른 편이다. 웬만한 말은 듣고 직접 적을 수도 있다. 한국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축구 청소년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한 미르자이 군에게는 또 하나의 꿈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축구 선수에 한 번 도전하는 것이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 포워드 포지션에서 스트라이커 역할을 했다고 한다. 미르자이 군은 “13세 때부터 축구장을 뛰어다니다 한국에 온 뒤로는 축구를 못해 너무 아쉽다”며 “울산 현대 축구팀이나 한국의 프로축구팀 감독에게 저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꼭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지금도 회사를 마치고 나면 꼭 동생,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축구를 한다는 미르자이 군의 휴대전화에는 아프가니스탄 청소년 대표 시절 찍은 사진으로 가득했다. 그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에는 그가 축구 선수 중 가장 좋아한다는 손흥민 선수의 사진이 저장돼 있다는 사실도 자랑했다.

미르자이 군은 “한국에서의 1년은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꿈 같은 시간이었다”며 “한국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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