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첨단 ‘무인 전투로봇’ 우크라전에서 투입할까?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2023. 1. 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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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시작으로, 독일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그동안 제공을 꺼려왔던 전차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인 전투로봇을 보내 시험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러시아가 정말로 전투 로봇을 전장에 투입하길 바란다면, 기관포와 대전차 미사일을 갖추고 있으며, 국가시험을 통과하고 생산량도 많은 우란-9이 적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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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우크라이나에 투입될 마르케르 로봇. 출처 fpi.gov.ru

영국을 시작으로, 독일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그동안 제공을 꺼려왔던 전차를 제공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여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인 전투로봇을 보내 시험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한동안 푸틴 대통령의 심복으로 불리면서 부총리와 연방우주국 로스코스모스 대표를 역임했던 드리트리 로고진은 최근 2월부터 마르케르(Marker) 전투로봇 4대를 우크라이나로 보내 현장 투입 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시설 경비를 위해 투입되었었다.

마르케르 로봇은 러시아 첨단 연구 재단(FRI)이 2018년부터 개발한 궤도형 무인 로봇으로 2019년 2월 처음 공개되었다. 무게는 5톤이며, 전기 모터로 움직이고 시속 8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알려졌다. 5㎞ 거리에서 무선으로 조종이 가능하고, 기관총 등으로 무장이 가능하다.

지뢰지대 개척용 우란-6 로봇. 출처 러시아 국방부

개발사는 마르케르 로봇의 우크라이나 전장 투입은 정찰 시스템과 화물 운송 시스템 시험이 목적이라고 밝혔는데, 전투에 직접 투입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2000년대 초반부터 부족한 군 병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전투용 로봇을 개발해왔다.

대표적인 것으로 지뢰지대 개척용 우란(Uran)-6, 장애물 제거와 화재 진압용 우란-14 그리고 30㎜ 기관포와 대전차 미사일을 갖춘 우란-9이 있으며, 이 밖에도 여러 회사와 연구소에서 다양한 로봇을 만들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을 한 이후 이들 로봇을 투입하여 우수한 성능을 자랑했다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2018년 6월 러시아 국방부 제3차 중앙연구소 고위 연구원이 인터넷에 우란-9이 시리아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었다는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보고서에 의하면, 우란-9은 예상보다 콘트롤러에서 멀리 떨어져 운용되지 못했고, 이동 중 30㎜ 기관포 발사에 문제가 있었다. 17~19번은 1분 또는 그 이하, 한번은 최대 1.5시간 동안 통제소와 연결이 끊겼다. 통제소와 연결이 끊어지는 문제는 건물이 무선 통제 신호를 차단하는 시가전에서 악화되었다. 이 밖에도 사격 통제 시스템도 문제가 있었고, 무기, 광학, 센서가 이동중 사격을 위해 안정되지 않았고, 차량이 발사를 위해 정지해야 했다.

시리아 내전 당시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우란-9 로봇. 출처 러시아 국방부

2019년 1월, 제작사 칼라시니코프의 대표는 이런 문제로 군에 의한 국가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인정했고, 이런 문제를 수정하고서 국가시험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개발한 무기들이 실전에서 문제를 일으킨 사례는 우란-9 말고도 많았다.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이 끝난 후인 2021년 2월, 아르메니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이 10%만 폭발하는 등 쓸모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정말로 전투 로봇을 전장에 투입하길 바란다면, 기관포와 대전차 미사일을 갖추고 있으며, 국가시험을 통과하고 생산량도 많은 우란-9이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기관총 정도로 무장한 마르케르의 투입은 서방 전차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없다.

러시아는 에스토니아 정부가 부상자 수송 등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밀렘 로보틱스의 테미스(THeMIS) 로봇을 나포하는 자에게 100만 루블의 포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란-9이 시리아에서 겪은 문제를 마르케르 로봇이 다시 겪지 않을지 두고 볼 일이다.
 

최현호 군사 칼럼니스트 as3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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