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홍보라인 잔혹사’...지지율 등락에 덩달아 부침

김문관 기자 입력 2023. 1. 30. 10:59 수정 2023. 1. 30. 13: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대변인 공석 속
부대변인도 ‘도의적 책임’ 자진 사퇴
앞서 홍보수석 및 대외협력비서관도 교체
홍보라인 행정관도 일부 교체...유독 부침

윤석열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직이 4개월째 공석인 상황에서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하던 부대변인도 사퇴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를 총괄하는 홍보라인 요직 인사는 지난해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네 번째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등락에 덩달아 부침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뉴스1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직 공석이 지난해 9월부터 4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부대변인도 사실상 공석이 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약 8개월 새 4차례 주요 홍보라인 요직이 교체된 것이다. 지난해 교체된 홍보라인의 일부 행정관까지 포함하면 사례는 더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최저 20%대까지 떨어졌다가 한때 40%를 넘겼지만, 최근에는 30% 중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27일(1월 4주 차)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7%포인트(p) 떨어진 37.0%로 집계됐다. 반면 부정 평가는 1.0%p 오른 59.8%였다.

이에 따라 홍보라인도 부침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홍보라인에선 최근 ‘하루하루 살얼음판’이라는 얘기 등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기자단에게 제공했던 순방 일정이 외부로 유출돼 안보상·외교상 결례(를 범하는) 위험이 발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부대변인은 그간 사실상 공석인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9월 강인선 전 대변인이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각종 브리핑을 도맡아 진행했다. 기자들과 소통(커뮤니케이션) 역할에도 활발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이 부대변인의 자진 사퇴가 출입 언론사들 본인들의 정보 유출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대변인 개인의 문제가 아닌 탓이다.

이 부대변인 외 현재 천효정 공동 부대변인이 있기는 하지만, 공석인 다른 비서관(뉴미디어비서관)의 업무를 현재 대리하는 중이다. 대통령실 비서관직은 대변인과 뉴미디어비서관을 포함, 현재 4곳이 공석인 상태다. 시민소통비서관, 사회공감비서관이 공석이다.

이 부대변인이 물러나면서 대통령실에선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언론 관련 업무를 하는 요직 4명이 자리를 옮기거나 사퇴한 상황이 됐다.

대통령실 초대 홍보수석이었던 최영범 전 효성 부사장은 지난 9월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로 자리를 옮겼고, 홍보수석 자리는 현 김은혜 수석이 채웠다.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대변인의 보직 변경도 이때 이뤄졌다.

대외협력비서관을 지냈던 김영태 전 쿠팡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마지막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 당시 벌어진 기자와 대통령실 간 ‘설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김 전 비서관은 당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도어스테핑 당시 김영태 비서관이 직접 책임이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보라인 교체에서 ‘도의적 책임’이 거론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연출됐다.

이와 관련, 김 비서관 후임으로 김용진 신임 비서관이 지난 2일부터 출근하고 있다. 공석인 신규 비서관 선임에 50일쯤 걸린 셈이다. 신임 대변인 및 부대변인 인선에도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대통령실은 국정 컨트롤타워인데 대변인 등이 공석이라는 보도가 널리 나오는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정 시스템이 오작동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빈자리를 조속히 채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비서실은 비서가 아닌 최고 전문가들을 배치해야 하는 ‘싱크탱크 중에 싱크탱크’”라며 “사적 인연보다 공적 능력을 최우선시 해서 인선을 해야 대통령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다른 정치 전문가는 통화에서 “부대변인의 경우 비서관급도 아닌데다 본인의 중대 실책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 자체가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