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로 비롯된 키움과 롯데, NC의 ‘옆구리 시각차’

안승호 기자 2023. 1. 3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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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현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자유계약선수(FA)는 상품으로 보자면 가격 탄력성이 굉장히 높은 종목이다. 시장 환경에 따라 몸값이 유동적이다. 일례로 LG는 2020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했던 유격수 오지환과 내년 시즌 이후를 시작점으로 6년 총액 124억원에 다년 계약을 서둘러 했다. 오지환의 성장뿐 아니라 시장 환경 변화가 빚어낸 결과였다.

그러나 선수 몸값이 시장 환경으로만 좌지우지되는 것은 아니다. 구단의 ‘시각’에 따라 선수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올겨울에는 FA 시장을 통해 키움에서 롯데로 뒤늦게 이적한 한현희(30)로 비롯된 각 구단의 시각차가 두드러졌다. 관련 선수들의 이번 시즌 레이스를, 그와 연관된 구단들이 예민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모두가 ‘옆구리 투수’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구단들의 평가는 달랐다.

키움은 FA 한현희의 잔류를 아예 계산에 넣지 않고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이후로는 가을야구 엔트리에서도 제외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력도 끌어모아야 하는 포스트시즌이었다. 한현희를 놓고는 투수로서 팀에 미칠 수 있는 공헌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이었다.

키움 고형욱 단장과 원종현.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은 한현희와 협상하지 않으면서 FA 시장에서 또 다른 사이드암 투수 원종현(36)을 4년 총액 25억원에 영입했다. 연령 등의 영향으로 두 선수의 ‘기본 시장가’가 다를 수 있었지만, 한현희가 롯데와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하며 보장받은 액수가 18억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두 선수를 향한 ‘투자 규모’는 큰 차이가 없었다.

NC는 FA 시장에서 원종현을 내줬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NC의 계산은 조금 다른 듯하다. 강인권 NC 감독은 “심창민이 재활을 마치고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다. 같은 사이드암인 심창민(30)이 순조롭게 시즌을 맞는다면 그 자리에서 역할을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일단은 심창민이 원종현의 공백을 훌륭히 메울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다.

NC 심창민. 정지윤 선임기자



또 롯데로 이적한 한현희는 키움에서와는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기대 만발이다. 롯데는 한현희가 겨우내 9㎏를 감량하는 등 와신상담해온 것과 그간 선발·불펜 모두에서 경쟁력을 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연히 한현희가 팀 전체 전력에 플러스가 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키움은 한현희를 보내고 보상선수로 영입한 사이드암 이강준(22)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고구속 150㎞대 빠른 공을 던지는 이강준은 롯데가 아끼던 미래 자원이었다.

어쩌면 모든 이동은, 키움의 한현희에 대한 평가에서 시작됐다. 줄 이은 사이드암 투수의 이적 과정에 키움과 롯데, NC 모두가 손을 얹었다. 올시즌을 보내면서 어느 구단이 활짝 웃을까. 또 어느 구단에서 ‘옆구리’가 터지듯 앓는 소리가 나올까.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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