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기적 유전자(리커버:K)' [신간]

"초판 출간 40주년 기념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현대 생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세계적인 석학 리처드 도킨스의 대표작 '이기적 유전자'의 40주년 기념판이 한국어로 출간됐다(초판 1976년, 개정판 1989년, 30주년 기념판 2006년, 40주년 기념판 2016년). 진화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 책은 다윈의 '적자생존과 자연선택'이라는 개념을 유전자 단위로 끌어내려 진화를 설명한다.

이 책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DNA에 의해 창조된 '생존 기계'이며, 자기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이기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1976년 이 책이 처음 출간됐을 당시 과학계와 일반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40주년 기념판에 새롭게 수록된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여전히 '이기적 유전자'라는 개념이 갖고 있는 지속적인 타당성을 이야기하며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되새긴다. 새로운 에필로그를 수록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디자인과 휴대하기 좋은 판형으로 꾸몄다.

저자의 주장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유전의 영역을 생명의 본질적인 면에서 인간 문화로까지 확장한 이른바 밈(meme) 이론, 즉 문화유전론이다. 밈은 그가 만든 새로운 용어로서 '모방'을 의미한다.

생명체가 유전자의 자기 복제를 통해 자신의 형질을 후세에 전달하는 것처럼 밈도 자기 복제를 통해 널리 전파되고 진화한다. 그리하여 밈은 좁게는 한 사회의 유행이나 문화 전승을 가능하게 하고, 넓게는 인류의 다양하면서도 매우 다른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저자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주요 쟁점(성의 진화, 이타주의의 본질, 협동의 진화, 적응의 범위, 무리의 발생, 가족계획, 혈연선택 등)과 방대한 현대 연구 이론과 실험(게임 이론,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의 실험, 죄수의 딜레마, 박쥐 실험, 꿀벌 실험 등)을 보여 준다.

생명체 복제 기술의 발달과 인간 유전자 지도의 연구로 여러 가지 질병의 정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유전자의 영향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지금, 인간의 본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글/ 홍영남·이상임 옮김/ 을유문화사/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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