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하버드대 교수 "세계화 살아있다…BTS를 봐라"

신기림 기자 2023. 1. 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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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칼럼서 "세계화 죽었다는 소문은 과장"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방문한 방탄소년단(BTS)을 소개하는 동안 취재진들이 일제히 사진을 찍고 있다. 2022.5.31ⓒ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경제 중심 미디어 블룸버그가 한국의 케이팝 정점을 상징하는 방탄소년단(BTS)이 여전한 세계화를 보여준다는 칼럼을 29일(현지시간) 실었다. 세계화가 끝났다는 끔찍한 예측에도 불구하고 금융붕괴도 코로나도 이른바 '다중위기'도 얽히고 설킨 세계 경제라는 실타래를 풀어헤칠 수 없다는 것을 BTS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에 "케이팝 최고에서 봐라: 세계화 살아있네!(Take It From K-Pop's Finest: Globalization Lives!)"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BTS를 소개시켜준 아들들 탓이라며 운을 뗐다. 퍼거슨 교수는 "BTS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한국의 TV시리즈 오징어게임과 마찬가지로 문화 세계화의 전형"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2주 전 확인한 주제 '분열된 세계에서 협력'와 BTS가 상징하는 세계화는 전혀 분위기가 맞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퍼거슨 교수는 다보스포럼에서 세계화가 다중위기에 놓였다는 끔찍한 전망에 대해 논의하는 패널로서 "세계화가 끝을 향하고 있는가"를 자문했지만 결론은 그렇지 않다고 블룸버그 오피니언에서 평가했다.

세계화가 정점을 지나 약해지고 있다는 데이터는 차고 넘친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총생산(GDP)에서 세계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고 자본흐름은 2007년 최고치를 회복하지 못했다. 미국 인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이후 성장세가 둔화했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세계화는 2012년 정점을 찍었는데 그 해 중국 영화관에서 외국영화 점유율이 중국영화를 앞질렀다고 퍼거슨 교수는 전했다.

하지만 퍼거슨 교수는 이 같은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세계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르고 더 설득력있는 방식이 있다고 지적하며 △미중 무역적자△ 애플△ BTS로 상징되는 동서양 문화통합△러시아의 수출을 언급했다.

우선 미국 무역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32%에서 2015년 48%까지 올랐지만 2021년 32%로 다시 낮아졌다. 또 애플은 핵심 하드웨어 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중이라고 했지만 실제 중국에서 조립된 애플 제품들의 비중은 2020년 100%에서 이제 겨우 85~95%로 줄어는 데에 그쳤다.

서방의 제재로 유럽과 러시아 경제가 단절됐다고 믿지만 실제 러시아의 유럽연합(EU) 수출액은 2021년보다 2022년 더 많았고 EU에서 러시아산을 덜 수입한 회원국은 전체 27개 중에서 7곳에 불과하다고 퍼거슨 교수는 지적했다. 또 문화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BTS는 아시아와 대통합 추세의 부분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중국 플랫폼인 틱톡의 사용자는 세계 네티즌의 1/3에 해당하는 15억3000만명에 달한다.

그러면서 퍼거슨 교수는 "세계화가 정점에 달했다는 것은 미신"이라는 리처드 볼드윈 이코노미스트의 글을 소개했다. 볼드윈은 서비스의 국경간 거래가 계속 성장중이고 상품무역의 세계화가 통계적 착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리쇼어링(본국 회귀) 혹은 프렌드쇼어링(동맹 강화)과 기술변화로 공급망의 세계화가 하락했지만 제조업의 탈세계화는 상대적으로 서비스의 세계화를 강화했다고 볼드윈은 설명했다. 디지털 기술이 중간서비스 문을 열었다고 그는 말했다.

따라서 세계화의 죽음에 대한 소문은 과장된 것이라고 퍼거슨 교수는 강조했다. 맥킨지글로벌 연구소에 따르면 국경간 서비스, 유학생, 지적재산권의 흐름은 2010~2019년 상품 거래보다 2배 빠르게 성장했고 데이터 흐름은 연간 50%씩 증가했다고 퍼거슨 교수는 전했다.

하지만 세계화가 외교 갈등을 줄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을 세계 경제에 통합하는 것이 정치와 외교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낙관한다.

같은 논리에서 퍼거슨 교수 역시 미국과 중국 경제의 조화로운 통합을 의미하는 '차이메리카'가 끝나고 '신냉전'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차이메리카와 신냉전이 공존가능하다고 깨달았다고 밝혔다. 경제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통합을 계속하지만 정치적으로는 갈등도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화와 강대국 사이 정치의 역사적 긴장은 BTS가 처한 곤경에서도 드러난다고 그는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BTS 멤버들이 한국의 남북한 분단으로 인해 군복무 의무를 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퍼거슨 교수는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BTS가 다시 완전체로 재결성하는 2025년 다보스포럼에 초대돼 세계화 분위기를 밝혀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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