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로 떨어진 패트릭 리드의 티샷, 쌍안경 동원해 확인… SNS에서는 진위논란
‘티에서 나무로.’
남자골프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나무 티를 던져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악동’ 패트릭 리드가 이번엔 경기중 티샷을 나무 위에 올리는 바람에 또다른 화제를 모았다. 심판위원이 망원경까지 동원해 리드의 공이라는 걸 확인해야 했고, 소셜미디어(SNS)에선 공의 진위여부를 두고 또 한 번 논란을 빚었다.
리드는 2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에미리트GC(파72)에서 열린 DP월드투어(유럽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총상금 900만 달러) 3라운드 17번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보냈다. 중계화면에 잡힌 공은 야자수 3그루 쪽으로 날아가다가 자취를 감췄다.
다행히 공은 나무 위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으나 그 공이 리드의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현장의 경기위원들이 즉시 달려가 쌍안경을 동원해 공을 확인했고, 타이틀리스트 프로V1 공에 화살표 마크를 했다는 리드의 말을 들어 그 공이 리드의 것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리드는 나무 아래에서 1벌타를 받고 3번째 샷을 시도해 공을 그린 에지까지 보낸뒤 보기로 마무리 했다. 공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가 1벌타를 받고 3번째 샷을 해야 하는 상황을 면하면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리드는 경기후 “나무 위의 공이 100% 내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갔을 것이다. 다행히 경기위원들이 내 화살표 마크를 확인해 주었다”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 말레이시아에서 대회를 하면서 나무 위에 공을 떨군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캐디가 확인하러 나무 위까지 올라갔었다”고 과거 경험을 더했다. 2014년 10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CIMB 클래식 2라운드 10번홀에서의 일이었다.
DP월드투어는 성명을 통해 “2명의 현장 심판과 여러명의 마샬이 이 상황을 함께 했다. 확실한 판정을 위해 심판위원장이 공이 어느 나무에 떨어졌는지는 선수에게 묻지 않았고, 볼 마크는 어떤 것인지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소동은 일단락 됐지만 SNS에서는 논란이 계속됐다. 미국의 한 골프코치는 중계화면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패트릭 리드의 공은 3그루 중 왼쪽 나무에서 발견됐는데, 화면에서 공은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것 같다. 내가 뭘 잘못 본걸까”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과거 패트릭 리드가 수차례 골프룰과 관련해 속임수를 썼다는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기에 의심을 살만 했다.
이 대회 시작 전 리드는 연습레인지에서 로리 매킬로이에게 새해 인사를 하려다가 무시당하자 뒤돌아서면서 주머니 안의 나무 티를 꺼내 매킬로이에게 슬쩍 던지는 바람에 ‘티 게이트’ 파문을 일으켰다. 리드는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고 이날 3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 선두 매킬로이(15언더파 201타)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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