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사우디 이적, 중국축구는 몰락했다. 로이터 보도
“호날두가 사우디로 이적한 것은 중국 축구가 몰락했다는 또 다른 상징이다.”
로이터통신이 29일 사우디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에 대해 홍콩발로 쓴 기사 제목이다. 기사는 호날두가 (중국이 아니라) 사우디로 이적한 것은 중국축구가 크게 몰락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기사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소유한 중국 프로축구단들이 최근 5년 동안 해산하는 구단들이 생기는 등 쇠퇴기를 겪고 있다”며 “호날두, 과거 중국에서 뛴 정상급 선수들의 사우디 이적이 증거”라고 전했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계약이 해지된 뒤 사우디 클럽으로 이적했다. 톈진은 재정적, 법적 문제로 인해 최근 해산됐다. 중국 굴지 소매업체 중 하나가 소유한 장쑤 쑤닝도 2020년 처음으로 중국프로리그에서 우승한 뒤 몇 달 만인 2021년 초 해산됐다. 한때 중국축구를 지배했고 두 차례 아시아 챔피언에 오른 광저우 FC는 소유주인 차이나 에버그란데는 정부가 축구단에 자금 투입을 제한한 뒤 급격히 쇠퇴했다. AP통신은 이달 초 호날두 사우디행을 보도하면서 “5년 전이었다면 호날두는 중국으로 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중국프로축구에서 뛴 세계 유명선수들도 중국을 떠나 사우디로 갔다. 안데르송 탈리스카(알 나스르), 압데라작 함달라(알 이티하드), 오디온 이갈로(알 히랄)는 중국에서 뛴 경험이 있는 정상급 선수들이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프로구단에 어려움을 가중했다”며 2023년 아시안컵 유치 포기 등도 제로 코로나 정책의 결과물로 해석했다.
아시아 프로축구리그 가치에서도 사우디 프로리그가 3억3000만 유로(약 4331억원)로 1위다. 사우디에 이어 아랍에미리트 프로리그(2억7800만 유로), 일본 J리그(2억7700만 유로), 한국 K리그(1억5500만 유로) 순이다. 중국슈퍼리그는 1억2900만 유로로 한국에 이은 아시아 5위, 카타르 스타스리그는 6위다. 이번 시즌 사우디 프로리그에는 브라질, 스페인, 아르헨티나, 모로코, 콜롬비아, 스웨덴, 프랑스,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우루과이, 잉글랜드, 터키, 파라과이 등 다양한 국적 전현직 국가대표 또는 스타들이 뛰고 있다. 로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는 2027년 아시안컵, 2026년 여자 아시안컵 유치를 위해 야망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중국은 세계 축구 스타들을 흡입하는 진공청소기였다. 상하이 SIPG는 2016년 브라질 듀오 오스카와 헐크를 합산 이적료 1억3000만 유로(약 1745억원)에 영입했다. 이 금액은 유럽 최정상급 구단 1년 예산과 비슷한 금액이다. 아르헨티나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즈는 상하이 선화 소속으로 주당 60만파운드(약 9억2000만원)를 받았다는 소문도 돌았다. 월드컵 우승 감독 마르첼로 리피(이탈리아),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브라질)도 중국에서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중국이 축구계 최신 엘도라도임을 선언한 현상들이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방침을 다소 완화했지만, 중국축구는 이미 큰 피해를 봤다”며 ”사우디가 오일 머니를 앞세워 세계축구계 관심을 사로잡으면서 중국 광채는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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