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침(鍼)의 과거와 미래

배광호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데이터부 책임연구원 2023. 1. 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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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치료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이다.

나의 첫 침에 대한 경험은 할머니의 '바늘'이었다.

따라서 현재의 가느다란 호침(毫鍼)보다는 돌칼이나 외과 수술을 위한 메스와 생김새나 용도가 오히려 유사하다.

가까운 미래에 한의학이 기존보다 발달된 형태의 침치료로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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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광호 한의학연 한의약데이터부 책임연구원

침치료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이다. 나의 첫 침에 대한 경험은 할머니의 '바늘'이었다. 할머니는 어렸을 때 심하게 체해서 괴로워하던 나를 보시고는 손끝을 따주셨고, 순식간에 불편했던 증상들이 좋아졌다.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손끝을 따는 행위가 너무나도 신기하고 강렬했기에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다.

인간은 침을 언제부터 사용하게 됐을까? 학자들은 석기시대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당시에는 철을 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에 '폄석'이라 부르는 돌이나 옥으로 만든 침을 사용했다. 지금처럼 통증 질환, 내과 질환을 치료하는 목적보다는 절개·배농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의 가느다란 호침(毫鍼)보다는 돌칼이나 외과 수술을 위한 메스와 생김새나 용도가 오히려 유사하다. 문서로는 산해경(山海經), 황제내경(黃帝內經), 마왕퇴의서(馬王堆醫書) 등에 기록이 있다.

침은 동양에서 시작돼 발전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선사시대 서양에서도 침이 사용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Dorfer는 'The Lancet' 저널을 통해 유럽에서 발견된 오래된 미라인 'Tyrolian Iceman'의 문신 위치와 모양이 침술 이론의 기본이 되는 경혈(經穴)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청동기 시대로 접어들면서 가는 형태의 침(微鍼)이 발명됐다. 또 그 적응증 역시 비병(저림 등의 신경계 증상)과 전신적 기능을 조율하는 용도로 확장됐다. 그 후로도 질병에 대한 이해와 제작기법의 발달로 다양한 형태의 9종류의 침(九鍼)이 개발되었고, 물질도 금, 은, 마함철 등으로 다양해졌다가 오늘날에는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침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미래에는 어떤 형태의 침이 사용될까? 먼저 '레이저 침'이 있다. 경혈에 레이저의 광화학적 반응과 온열작용을 가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얻는다. 사실 레이저는 1980년대부터 이미 한의학에서 사용이 됐고 지금도 사용 중에 있지만, 대중들에게 익숙한 편은 아니다. 주로 CO2 레이저가 사용되며, 높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뜸의 효과를 겸해 얻을 수 있고, 투과 깊이가 낮아 조직의 표층부를 자극하는데 효과적이다.

다음으로는 '초음파 침'이 있다. 초음파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높은 주파수를 가진 음파를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2만Hz 이상을 말한다. 집속 초음파로 인체 조직을 자극할 때 온열효과와 함께 세밀한 국소 손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초음파는 조직 심부를 보다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고, 일반 스테인리스 침의 천층부 조직손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기술로는 '광자극을 이용한 치료법'이 있다. 태양빛을 이용한 치료는 고대 이집트, 인도, 중국 등의 문헌에도 출처가 있을 정도로 오래된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LED광원을 이용해 이를 대신하려는 시도가 대두되고 있다. LED는 앞서 소개한 레이저와는 달리 에너지가 낮아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세포간 광화학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외에도 약침(한약 추출물을 경혈에 주입하는 기술)을 보다 발전시켜 통증 없이 자침하기 위한 마이크로니들 기술, 고위험 부위 자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영상장비 접목 기술 등이 소개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한의학이 기존보다 발달된 형태의 침치료로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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