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22%가 향후 전이… 다각적인 치료·관리를" [헬스조선 명의]

강수연 기자 입력 2023. 1. 30. 07:00 수정 2023. 2. 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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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유방암 명의'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김민균 교수
 

국내 유방암 환자는 20년째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유방암' 환자도 늘었다. 유방암은 다른 암보다 생존율이 높지만, 다소 ‘골치아픈’ 암이다. 생존해도 오랫동안 전이 위험이 있어 다각적인 치료와 함께,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유방암의 재발과 전이에 대해 주도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김민균 교수를 만나 유방암 발병, 전이, 수술 등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김민균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젊은 유방암이란?
젊은 유방암은 보통 40세 미만에서 발병하는 유방암을 말한다. 젊은 나이 그 자체가 유방암 재발과 사망의 고위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유방암 환자 중에는 삼중음성 유방암인 경우가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고, 그런 환자 중 항암 치료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있어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현재 유방암 생존율은?
유방암 생존율은 병기와 호르몬 수용체 및 HER2 발현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1기~2기는 90%, 3기는 70%, 4기는 3~40%의 생존율을 보인다. 같은 병기라 하더라도 호르몬 수용체가 발현되거나 HER2가 발현되는 타입에선 조금 더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

-유방암 발병에 영향 미치는 요인은?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으로는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을 들 수 있다.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이 커지고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 출산하지 않은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비만 또한 폐경 후 여성의 위험 요인이다. BMI가 5씩 높아질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도는 8~19% 증가한다. 이외 술 섭취, 호르몬 대체요법, 가족력도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하루 알코올을 10g 이상 섭취했을 때 유방암 발생률은 7~10% 증가하고, 폐경 이후 여성이 호르몬 대체요법을 장기간 받았을 때, BRCA 등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을 때 유방암 발병 위험은 커진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 등 유방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은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반드시 유방 검진을 받아야 한다.

-유방암 재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유방암 진단 병기, 호르몬 수용체 및 HER2 발현 여부에 따라 재발률 역시 달라진다. 특히 치료를 얼마나 잘 받았는지도 재발의 위험도를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 호르몬 수용체가 발현되는 유방암은 항호르몬 치료제 중 하나인 타목시펜을 복용할 때 재발률이 더 낮아진다. 특히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선 지연성 재발이 많은 편이다. 재발 빈도 차이에 있어서 처음 2년까진 호르몬 수용체 음성인 암에서 재발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 이후에는 역전되면서 호르몬 수용체 발현율이 높은 암에서 치료 종료 후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발생하는 지연성 재발이 나타난다. 또한, 나이가 젊거나 처음 진단 시 종양의 크기가 2cm 이상일 때, 림프절 전이가 있을 때를 고위험군으로 본다.

-유방암 치료 방법은?
유방암 치료는 수술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법에 의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일단 국소적인 치료로 수술적 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있다. 그 외에 약물을 이용한 전신적인 치료로는 항암 치료, 표적 치료, 항호르몬 치료가 있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암에선 항호르몬제인 타목시펜이나 아로마타제 저해제 등을 사용하고 있고, 젊은 환자에겐 난소 억제 주사를 추가로 사용해 호르몬에 의한 유방암의 호르몬 자극을 더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HER2 유방암의 경우엔 HER2를 타겟으로 하는 표적 치료제가 많이 개발돼 있다.

유방암 수술에 대해 설명하는 김민균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유방암 수술, 필수인가?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모든 환자에게 수술적인 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다. 유방암 수술 방법으로는 주로 부분 절제술을 권하고 있다. 약물 치료의 중요성이 강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수술을 생략해도 된다는 증거는 없기 때문에 유방암 진단 환자 중 전신 전이가 없는 한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엔 전절제술 위주로 수술을 진행해왔던 반면, 최근엔 유방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 방법 및 범위는 어떻게 결정하나?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유방 MRI 촬영해봤을 때 병변이 2~5cm 이하일 때는 유방 부분 절제술을 시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보다 범위가 더 넓어진다면 전절제술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전절제술을 진행하는 건 아니다. 병변 범위가 넓어 전절제술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도 선행 항암 치료를 통해 병변 크기가 작아졌다면 부분 절제로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병변 범위가 넓었던 환자 중 약물 치료 이후 병변이 거의 사라진 사례도 있었다. 또한, 병변이 분포하는 양상에 따라서도 수술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다발성 병변이라 하더라도 한쪽에 몰려있으면 부분 절제술도 가능하지만, 병변이 유방 곳곳에 다발성으로 존재하는 경우 전절제술이 불가피할 수 있다.

-부분절제술과 전절제술 중 권하는 수술은?
부분절제술을 권하고 있다. 부분절제술을 진행했을 때 실제로 환자들 삶의 질이 높아지고 만족도 또한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방암 전이 확률은?
병기에 따라 다르지만, 초기라 하더라도 20년 정도 추적 검사했을 때 22% 정도에서 전신 전이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전신 전이를 일으키는 위험 요인으로 림프절 전이 여부가 중요한 요소다. 나이, 암 종류도 전신 전이에 영향을 미친다. 젊은 나이일수록, 종양 크기가 클수록, HER2 가 과발현되는 유방암일수록 전신 전이 위험이 커진다. 종양의 위치도 중요하다. 유두와 가깝거나 중심부에 위치할수록 전신 전이 위험이 커진다. 

림프절 곽청술에 대해 설명하는 김민균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유방암 환자 중 림프절 곽청술(전이를 막기 위해 겨드랑이 림프절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는 환자는 얼마나 되나?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30% 정도에서 림프절 전이를 보이게 된다. 유방암 세포가 겨드랑이 림프절로 가장 먼저 이동하게 되는데, 이러한 림프절 전이 여부를 감시 림프절 생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감시 림프절 생검은 유방암 수술 시 같이 시행한다.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들에 한해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하고 있다.

-림프절 곽청술 부작용은?
림프절 곽청술 부작용으로는 림프 부종을 들 수 있다. 림프 부종 증상을 단계별로 구분하고 있는데, 1·2 단계 초기엔 재활의학과에서 하는 마사지 치료 등을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 3·4단계로 갈수록 피부가 두꺼워지는 변화가 동반되면서 비가역적인 상황으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선행 항암 요법 등을 통해 림프절 전이 정도를 줄여 림프절 곽청술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방사선 치료가 예정된 환자에게선 림프절 곽청술을 생략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 CAMA'는 유방암 환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나?
디지털치료제란 약이나 주사제가 아닌 디지털기술로 환자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중앙대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디지털암센터의 ‘CAMA(CAncer MAnager)'앱도 디지털치료제의 일종이다. 해당 서비스의 교육 콘텐츠를 통해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병기, 증상에 맞는 교육 콘텐츠, 환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들을 동영상, 카드뉴스 등 다양한 형식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복약, 병원 내원 관리, 일정 알림 시스템 등의 서비스도 의료진과 환자 간 1:1 매칭 시스템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환자가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한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지 주기적인 설문 평가도 진행한다. 

김민균 교수는 "암 치료가 끝나도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신지호 기자
-유방암 치료 이후 주의해야 할 점은?
폐경 후 유방암의 경우 적정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방암 진단 후에 운동량을 늘리거나 식단을 변경하는 것도 재발 방지에 도움을 준다. 기름진 식사를 피하고 채소나 과일 등 신선 식품 위주인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검진은 필수다. 암 치료가 끝나도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모든 치료에 있어 재발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치료 이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검사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항호르몬제를 지속적으로 오랜 기간 복용한 환자들은 그에 따른 심혈관계 부작용이나 뼈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유방암 환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너무 상심하거나 낙담하지 않아도 된다.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좋은 예후를 보인다. 유방암 치료가 다소 복잡한 면이 있고, 다각적인 치료를 필요로 해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술과 약물치료와 관리를 잘 받는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김민균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김민균 교수는
중앙대 의대에서 학사, 박사 학위를 받고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교수와 유방클리닉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재 ▲대한외과학회 정회원 ▲한국유방암학회 정회원 ▲한국유방암학회 교육위원회 위원 ▲한국유방암학회 출판간행위원회 위원 ▲한국유방암학회 임상시험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2013년 10월에 열린 글로벌 유방암 컨퍼런스에선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했으며 그해 10월에 열린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에선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했다. 연구 활동도 활발하다. 유방암 치료와 위험요인 등에 대한 논문을 최근 발표했으며 호르몬반응성유방암의 지연성 재발 기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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