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결산] '메이저 22회 우승 투톱' 조코비치 '맑음'-나달 '흐림' 이유는?

조영준 기자 2023. 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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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노바크 조코비치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정말 긴 여정이었죠. 지난 4, 5주간 우리 팀과 가족이 겪은 일을 알고 있으며 이를 생각할 때 이번 우승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승리입니다."

로드 레이버 아레나의 '황제' 노바크 조코비치(36, 세르비아, 세계 랭킹 1위)가 '왕의 귀환'을 알렸다. 그는 29일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3년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5, 그리스, 세계 랭킹 4위)를 3-0(6-3 7-6<7-4> 7-6<7-5>)으로 이겼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10번 결승에 진출해 모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엄청난 성과를 남겼다.

2021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까지 정복했다. US오픈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해 4개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모두 우승)에 도전했지만 다닐 메드베데프(27, 러시아, 세계 랭킹 12위)에게 덜미가 잡히며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쳤다.

비록 조코비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실패했지만 이해 연말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일인자'임을 증명했다.

▲ 2023년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경기를 펼치는 노바크 조코비치

그러나 지난해 조코비치는 선수 생활에 선명하게 각인될 시련을 겪었다. 그는 자신의 홈 무대나 다름없는 호주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 문제로 호주에서 추방당했고 북미 지역에서 열린 굵직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도 참가가 불발됐다.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자존심을 되찾았지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도 같은 이유로 코트에 서지 못했다.

특히 조코비치는 호주 입국이 불허되면 3년간 입국이 금지되는 호주 방침에 따라 대회가 열리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 설 기회를 잃을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호주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외국인들의 입국을 완화했다. 11월 조코비치는 "대회에 출전할 길이 열렸다"며 기뻐했다.

2년 만에 호주오픈에 출전한 그는 '우승 후보 1순위'라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했다. 왼쪽 다리 부상에 대한 '가짜 부상' 논란과 아버지의 '친 러시아'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지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으로 이를 이겨냈다.

▲ 노바크 조코비치와 라파엘 나달 그리고 로저 페더러의 역대 그랜드슬램,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 파이널스, 올림픽 등 대회 성적 ⓒATP 홈페이지 캡처

호주오픈 최후의 승자가 된 조코비치, 반면 조기 탈락한 나달

남자 테니스의 전설을 하나 둘 씩 바꾼 '빅3'의 전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로저 페더러(42, 스위스)가 은퇴를 선언하며 GOAT(Greatest Of All Time) 경쟁은 조코비치와 나달로 압축됐다.

나달은 지난해 조코비치가 없는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또한 자신의 무대인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에서 1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빅3' 가운데 가장 먼저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 역대 최다인 22회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나달이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을 때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문제로 많은 대회에 초대받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덧 30대 후반으로 들어선 나달은 고질적인 발 부상은 물론 윔블던에서 입은 복부 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 흔들렸다.

▲ 2023년 2년 만에 호주 멜버른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 복귀한 노바크 조코비치

조코비치는 비록 US오픈에 초청받지 못했지만 '왕중왕전'인 ATP 파이널스에서 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또한 올해 ATP 투어 개막전이자 호주오픈 전초전인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1차 대회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번 호주오픈 7경기에서는 단 한 세트만 내주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그는 이 대회 28연승, 역대 승률 92%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그랜드슬램 대회 22회 우승을 달성했다.

최후의 승자가 된 조코비치는 나달의 메이저 22회 우승과 동률을 이뤘다.

톱 시드로 대회에 나선 나달은 2회전에서 메킨지 맥도널드(미국)에게 0-3(4-6 4-6 5-7)으로 패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달은 각종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고생했다. '은퇴설'이 나올 정도로 선수 생활 지속에 문제가 있었던 그는 호주오픈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 2023년 호주오픈 2회전에서 탈락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라파엘 나달

나달의 '마지막 보루' 롤랑가로스, 올해도 진행될 GOAT 경쟁

평소 겸손한 언행으로 소문난 나달은 "결국에는 그(조코비치)가 그랜드슬램에서 가장 많이 우승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조코비치를 인정했다.

지난해 윔블던 이후부터 나달은 부상의 덫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나달보다 한 살 어린 조코비치는 큰 부상 없이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3년간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몰렸던 호주오픈은 출전의 문이 열렸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은 여전히 코로나19 관련 문제에 엄격하다. 지난 5일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방역 규제를 오는 4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외국인 입국 허용 기준이 완화되지 못하면서 백신 미접종자인 조코비치의 미국 남자프로테니스(ATP) 대회 출전도 어려워졌다.

▲ 노바크 조코비치가 2023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뒤 코칭스태프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오는 3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는 '제5의 그랜드슬램'으로 불리는 BNP 파리바 오픈이 열린다. 또한 20일에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마이애미 오픈도 개최된다.

두 대회는 그랜드슬램 대회 다음으로 등급이 높은 마스터스 1000시리즈다. 지난해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문제로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도 BNP 파리바 오픈과 마이애미 오픈 출전은 불투명하다.

그러나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출전은 유효하다. 지난해 출전이 불허됐던 US오픈도 올해는 2년 만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건강한 몸과 강인한 정신력을 보유한 조코비치의 기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나달은 왼쪽 다리의 장요근 부상을 입었고 회복까지 6~8주 진단을 받았다.

▲ 노바크 조코비치(오른쪽)와 라파엘 나달

다음 그랜드슬램 대회인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은 5월 28일 개막한다. 지난해 이 대회 8강전에서 나달은 조코비치를 3-1(6-2 4-6 6-2 7-6<7-4>)로 이겼다.

둘의 상대 전적은 조코비치가 30승 29패로 근소하게 앞서있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 오픈에서 '흙신' 나달이 없는 무대는 상상하기 어렵다.

현재 GOAT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이는 조코비치다. 그러나 나달에게 전혀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치열한 GOAT 레이스는 올해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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