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진추하 ‘졸업의 눈물’, 지나간 시간과 다가올 내일에 ‘안녕’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2023. 1. 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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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식을 마치면서 함께 부르는 노래다.

요즘은 졸업식에 어떤 노래를 부를까? 아마 자신이 불렀던 노래에 따라 세대가 갈리지 않을까.

1980년대까지는 대부분 '졸업식 노래'를 불렀다.

수많은 노래 가운데 왜 '이제는 안녕'이 한국에서 졸업식 노래로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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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의 눈물’을 수록한 영화 <사랑의 스잔나> OST 음반.

졸업식 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식을 마치면서 함께 부르는 노래다. 누구나 합창하는 동안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가슴 뭉클하던 추억이 있으리라. 요즘은 졸업식에 어떤 노래를 부를까? 아마 자신이 불렀던 노래에 따라 세대가 갈리지 않을까.

1980년대까지는 대부분 ‘졸업식 노래’를 불렀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하는 이 곡은 1절은 재학생, 2절은 졸업생, 3절은 다 같이 부르는 것이 전통이었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 점차 인기가 시들해졌는데 그 이유는 가사 때문이다. 1절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며”, 2절 “새 나라의 새 일꾼” 같은 말이 현실과 맞지 않아서다. 현재 가장 널리 불리는 곡은 ‘이제는 안녕’이다. 그 외 공일오비(015B) ‘이젠 안녕’, 이상은 ‘언젠가는’, 카니발 ‘거위의 꿈’ 등이 있다.

수많은 노래 가운데 왜 ‘이제는 안녕’이 한국에서 졸업식 노래로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없다. 이 곡의 원곡은 홍콩 가수 진추하가 부른 ‘졸업의 눈물(Graduation Tears)’로 1976년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사랑의 스잔나>의 주제가다.

이 영화는 한국과 홍콩이 합작한 작품으로 불치병에 걸린 여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전반부는 홍콩에서, 후반부는 한국에서 촬영했고 흥행에 성공했다. 1979년에 재개봉할 정도로 선풍적인 관심을 받았다. 영화 주인공인 진추하가 직접 작사·작곡하고 부른 노래 ‘원 서머 나이트(One Summer Night)’ ‘졸업의 눈물’도 덩달아 오랫동안 인기를 누렸다.

진추하는 1974년 홍콩 유행창작가요제에 출전해 가창상·작곡상을 수상하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후 영화까지 출연해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등 빼어난 기량을 선보여 국내에서도 스타로 자리 잡았다.

영화 주제가 ‘졸업의 눈물’은 1970년대 후반 진미령·정훈희·이승연 등 여러 가수가 우리말로 바꿔 부른 앨범을 내놓았다. 현재 학교 졸업식에서 부르는 ‘이제는 안녕’이 바로 이 시기 여가수들이 부른 버전이다.

졸업식은 지나온 학창시절을 마무리하는 행사면서 한편으론 새 출발을 의미한다. <명심보감>에 “인무백세인 왕작천년계(人無百歲人 枉作千年計)”란 구절이 있다. ‘사람은 백세도 살지 못하면서 부질없이 천년 살 것처럼 계획을 세운다’는 뜻이다. 지키기 어려운 원대한 계획보다는 오늘 하루를 후회 없이 열심히 사는 것이 지혜라고 본다. 졸업하는 이들이 멋진 미래를 만나길 기원한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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