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늬만 출석에 사실상 여론전…이 대표, 당당한 소명 맞나

입력 2023. 1. 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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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그제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지 1년 4개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소환 조사받은 지 18일 만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 초기부터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됐지만 대선 국면이라는 특수성과 문재인 정부 검찰의 소극적 태도로 조사를 피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수사팀이 꾸려지고 관련자들이 입을 열면서 결국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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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그제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지 1년 4개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소환 조사받은 지 18일 만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 초기부터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됐지만 대선 국면이라는 특수성과 문재인 정부 검찰의 소극적 태도로 조사를 피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수사팀이 꾸려지고 관련자들이 입을 열면서 결국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대장동 사건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첫 불을 붙인 핵심 사건이다. 그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측근들을 통해 민간개발업자들에 특혜를 몰아주고 그 대가로 428억원의 지분을 약속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미 측근들이 민간업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물증과 진술이 나와 구속 기소되는 등 이 대표의 관여 정황이 속속 드러난 상황에서 검찰이 재판에 넘기기 전 그의 소명을 듣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검찰조사에 임하는 이 대표의 태도는 실망스럽다. 당당히 조사를 받겠다는 공언과 달리 여론전을 통해 검찰과 정권 때리기에만 몰두하고 있어서다. 소환과정에서부터 검찰과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이날 출두할 때와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 그는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이 법치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한다” “검찰이 기소를 목표로 조작한다”며 사안을 정치적 시빗거리로 몰아가는 데 급급했다. 조사 중에도 33쪽의 서면진술서로 대부분의 답변을 갈음하는 등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장동 의혹은 전형적인 지방 토착비리로 문 정부에서 수사가 시작됐다. 그런데도 이를 윤 정부의 정치적 탄압으로 프레임을 걸고 양심수처럼 행동하는 건 국민을 호도하는 일이다. 대선에서 석패한 국회 다수당의 대표에 대해 검찰이 “없는 사실을 조작해 범죄자로 몰아간다”는 그의 선동이 양식있는 대다수 국민에게 먹힐지 의문이다. 통상 억울한 피의자는 조사 과정에서 적극 소명하게 마련이다. 이 대표도 혐의가 없다면 법리로 당당히 승부하면 된다. 극렬 지지층이나 민주당을 방패막이로 삼을 게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혐의를 벗어야 자신도 살고 당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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