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전칠기 나비와 학, 고화질 모니터서 ‘날다’

윤상진 기자 입력 2023. 1. 3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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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통’展, ‘서울역 284′서 개최
나전칠기 장인 작품으로 영상 제작
‘신색창연’ 속엔 나비·매화·가지 등의 자연물이 표현되어 있다. 조선 시대 그림 ‘초충도(꽃과 풀벌레를 함께 담은 그림)’에 나타나는 요소들이다. /윤상진 기자

만개한 매화 위로 나비와 학의 날갯짓. 흑색 바탕 위 옥색으로 그려진 전통 산수화에 학∙거북∙사슴 등의 십장생(十長生)이 차례대로 지나간다. 해금과 가야금의 선율이 울려퍼지는 ‘문화역 서울 284′ 2층 전시장에선 나전칠기 방식으로 표현된 산수화가 4K 해상도 고화질 모니터에 ‘재생’되고 있다. 서울예대 고주원 교수의 미디어 아트 작품 ‘신색창연(新色蒼然)’이다. 나전칠기 장인들의 작품을 촬영해 만든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조선 공예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방식으로 다시 느끼게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뉴트로 페스티벌 오늘 전통’ 전시장 곳곳엔 한국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걸려 있다. 젊은 세대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전통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 실제로 행사 기획자와 작품 제작자 대부분이 2030 젊은 세대다.

총 5가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되는 전시엔 체험형 코너가 많다. 옛 역장실에 설치된 메타버스(제페토) 체험 공간에선 가상의 창경궁 후원을 거닐며 한옥과 한복을 체험할 수 있다. 제페토 의상 크리에이터 22명이 전통 한복을 현대의 감각에 맞게 다시 디자인했다. 진경산수화의 구도와 한국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五方色)에서 영감을 얻어 꾸민 메타버스 속 조선 풍경도 볼거리 중 하나. 건너편 귀빈실에선 저고리 위에 덧입는 민소매 조끼 ‘배자’를 직접 입어보고, 현재 문화예술·관광숙박 분야에서 사용되는 한복 근무복을 구경할 수 있다.

전통 문양을 넣어 디자인한 의자.

1층 대합실엔 딱지치기∙윷놀이∙비사치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2층 전시장에선 청년 기업이 전통 문양과 기법을 적용해 만든 의상과 가구들을 구매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통 문화를 주제로 한 컬러링북 만들기, 미니 소반 만들기 등 체험 행사가 전시장 곳곳에서 진행된다.

올해 시작된 ‘뉴트로 페스티벌 오늘 전통’ 전시는 매년 설을 맞아 1~2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2월 26일까지.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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