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불협화음 '스위니토드' 1초도 아깝지 않은 170분

조연경 기자 2023. 1. 2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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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에는 이유가 있다.

뮤지컬 '스위니토드'가 관객들과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순항 중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 거장 고(故)스티븐 손드하임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스위니토드'는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건실한 이발사 벤자민바커가 억울한 옥살이로 아내와 딸을 잃고 15년 만에 스위니토드로 돌아와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터핀판사와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겨누는 파격적인 스토리를 그리는 작품이다.

2016년부터 오디컴퍼니 프로덕션으로 관객들을 만나며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고, 특히 2019년 새롭게 선보인 프로덕션은 19세기 런던의 시대상을 반영한 독보적인 분위기의 무대로 스릴러 뮤지컬의 정점을 찍었다. 오는 3월 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중독성 있는 불협화음

'스위니토드'는 시작과 동시에 귀를 번뜩이게 하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놀라운 음악이 무대와 객석을 동시에 압도한다. 날카로운 호각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무대는 박진감 넘치는 연주와 가사와 완벽하게 일체 되는 멜로디 라인이 어우러지며 오프닝 넘버인 'The Ballad of Sweeney Todd'부터 강한 몰입감과 긴장감으로 객석을 휘감는다. 스티븐 손드하임은 반세기 동안 브로드웨이에 크게 공헌한 인물이자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바탕으로 '스위니토드'를 탄생 시킨 장본인. 작품의 모든 음악을 치밀하게 결합시켰을 뿐만 아니라 음악을 유연하게 변화 시켜 캐릭터의 개성을 빠짐없이 살려냈고 탁월한 음악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짜임새 있게 끌어올렸다. '기괴한 불협화음'이라 불리는 그의 음악은 아이러니하게도 중독성 높이는 백미로 작용한다.

그로테스크 무대

'스위니토드'는 폐공장을 모티브로 한 그로테스크한 무대가 관객들을 더욱 섬뜩하고 오싹하게 만들어준다. 매번 독창적이고 효율적인 무대를 선보인 폴 테이트 드푸(Paul Tate dePoo Ⅲ) 무대는 거대한 철골 구조로 구성돼 런던의 우울하고 어두운 뒷골목을 단번에 연상시킨다. 스위니토드 이발소의 의자, 러빗부인 파이 가게의 커다란 화로 등 실감 나는 대도구들과 스산한 분위기를 배가 시키는 세련된 조명과 특수 효과도 안성맞춤이다. 실제 폴 테이트 드푸는 런던 등 대도시에서 노숙인들이 폐공장에 커뮤니티를 만들어 생활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무대에 절묘하게 접목 시켰다는 후문이다.

'인육 파이'로 빚어낸 사회 풍자

스위니토드와 러빗부인의 환상적인 호흡과 함께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1막 마지막 장면인 'A Little Priest'는 '스위니토드'의 사회 풍자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스릴러 뮤지컬이지만 블랙코미디가 가미된 작품의 매력을 최고조로 증폭 시키는 것. 배우들이 맛깔나는 연기와 애드리브로 다양한 직업군의 파이를 위트 있게 소개하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동시에 시원한 풍자로 통쾌함까지 선사한다.

강렬한 캐릭터

'스위니토드'는 모든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살아 숨 쉬며 무대를 빈틈없이 꽉 채운다. 복수심 가득한 이발사로 다시 돌아온 스위니토드와 그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내며 복수를 돕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매력의 러빗부인은 인간의 내재된 심리를 대변하듯 이기심, 복수심,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넘나든다. 스위니토드의 아내와 딸을 빼앗는 터핀판사는 악역 중의 악역으로 분노를 유발하고 순수한 사랑의 결정체를 보여주는 안소니와 조안나, 매 시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반전 신스틸러 캐릭터 토비아스까지 다채로운 즐거움을 전하는 주역들이다. 비들, 거지여인, 피렐리의 섬세하고 개성 넘치는 연기와, 적재적소 강렬한 비주얼로 미장센을 살려 장면의 임팩트를 더해주는 앙상블 배우들의 에너지도 없어서는 안 될 '스위니토드'의 자랑이다.

환상의 케미

이번 시즌에는 스위니토드 역 강필석 신성록 이규형, 러빗부인 역 전미도 김지현 린아, 터핀판사 역 김대종 박인배, 안소니 역 진태화 노윤, 토비아스 역 윤은오 윤석호, 조안나 역 최서연 류인아까지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개막 전부터 높은 기대를 받다. 개막 후에도 명불허전 열연으로 박수 갈채와 환호 속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스위니토드와 러빗부인은 배우들의 조합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바,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전하며 n차 관람을 이끌어내고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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