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슴 뛰는 11년 차' 남기일 감독 "아직 성공 NO, '절대 3강' 목표"

김가을 2023. 1. 2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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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코치들에게 '11년차 감독인데 가슴이 뛴다'고 했어요. 시즌 앞두고 많이 설레네요." 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49)의 얼굴에 미소가 퍼졌다. 현역 시절 '탱크'라 불렸던 그라운드 위 카리스마는 온 데 간 데 없었다. 남 감독은 "저도 한국 나이로 벌써 오십이에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봐요"라며 웃었다.

1974년생인 남 감독은 2013년 광주FC의 지휘봉을 잡고 사령탑에 올랐다. 남다른 카리스마와 빼어난 전술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2014년 광주, 2018년 성남FC, 2020년 제주 사령탑으로 연달아 K리그1 승격을 맛봤다. 최다 승격 기록(3회)을 보유한 남 감독은 2020년 K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2년 재계약 발표가 나기 전까지 타 구단에서 '남 감독 모시기'에 나섰던 이유다.

남 감독은 최근 태국 치앙마이에서 진행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제주에서 나에 대한 평가를 잘 해주셨어요. 재계약 얘기가 나왔을 때 기뻤죠. 제주에 남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제주에서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에요. 물론 K리그2에서 K리그1 무대에 왔죠. 상위권에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가지 못했어요.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이르죠. 자력으로 ACL에 나가는 팀까지 올라가야 하기에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남 감독은 K리그1 무대에서 2021년 4위, 2022년 5위를 기록했다. 아쉽게 ACL 티켓을 놓쳤다.

벌써 11번째 시즌을 앞둔 남 감독은 2023년을 앞두고 대대적 변화에 나섰다. 남 감독은 '발로 뛰는 소통'을 앞세워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남 감독은 "어린 나이에 감독에 올랐어요. 저를 무시하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시민구단이다보니 또 다른 어려움도 있었고요. 그래서 일부러 강한 이미지를 만들었어요. 제가 흔들리면 안 되니까 강하게 나간거죠. 그런데 지난 시즌 선수들 사이의 소통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선수들에게 다가서지 못했고, 선수들도 다가오지 못한거죠.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올 시즌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변화를 줘서 팀을 끌고 갈 생각입니다. 입으로 하는 소통도 있겠지만 발로 가는 게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밝은 분위기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강렬함에 부드러움까지 더한 남 감독은 새 시즌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 그는 "우리는 당연히 울산 현대-전북 현대 '양강구도'를 깨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서는 '절대 2강'을 '절대 3강'으로 만드는 게 나와 팀의 목표죠. 뭐든 한 번에 되는 것은 없어요. 혼자서 할 수도 없죠. 구단과 함께 만들어야 하는 부분이에요. 우리는 계속해서 문을 두드릴겁니다. 올 시즌 우리의 목표는 양강구도를 깨는 거예요. 첫 경기 때부터 끝날 때까지 우리가 가진 것으로 최선을 다하면 올 시즌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남 감독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변화를 줬다. 공격진에 헤이스, 유리 조나탄을 영입했다. 주민규, 제르소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그는 "제주를 좋아하고 아시는 팬들은 지난 시즌 잘 했던 선수 몇 명을 기억할 겁니다. 그 선수들이 워낙 제주에 와서 잘 해줬거든요. 이제는 아쉬움을 기대로 바꿔야 하죠. 새 선수들이 훈련장이나 연습경기를 통해 보여준 모습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팬들이 기대하셔도 좋을 만큼 컨디션이 좋아요"라고 칭찬했다.

코칭스태프에도 변화가 있다. 정조국 공격코치를 수석코치로 올렸다. 윤대성 양평FC 감독을 전술코치로 영입했다. 또 최효진(40) 하대성(38) 등 젊은 코치들이 대거 합류했다. 남 감독은 각 파트별로 최적의 문제 해결 방식을 찾아내는 환상의 호흡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코치들의 역할이 굉장히 많아질 거예요. 포지션별로 다양한 코치진이 왔어요. 선수 개개인적으로, 부분(포지션)적으로 다 역할을 줬죠. 경기 끝났을 때 서로 생각한 부분, 선수들과 함께한 부분을 미팅을 통해 얘기하고 있어요. 감독이지만 같이 배우고 있어요. 제가 벌써 감독 11년차거든요. 그런데 시즌 앞두고 이렇게 설��던 적이 있나 싶어요"라며 웃었다.

구단에서도 '든든한 지원'을 약속했다. 남 감독과 '찰떡궁합'인 구창용 대표이사가 새로 합류했다. 남 감독은 "구 대표이사님은 제가 제주로 오게 된 가장 큰 이유예요. 내게 감독 제안을 해주신 분이죠. 대표님이 새로 오셨을 때 '앞으로 제주가 더 좋아질 수 있겠다' 싶었죠. 대표님께서 제게 필요한 부분 세 가지를 얘기하라고 하셨어요. '알라딘 램프'는 아니지만 세 가지 말하면 얘기하겠다고 하셨는데 아직은 한 번도 말한 적 없어요. 저는 제주 사령탑으로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제가 더 잘해야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으로 어느덧 10년이란 시간을 보냈어요. 나를 인정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전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 시즌은 나도, 선수들도 행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팬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 어려움을 이겨낸다면 우리가 원하는 ACL에도 갈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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