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불쏘시개 ‘훈증 더미’…치우고 치워도 156만 개 여전

박기원 2023. 1. 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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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지난해 5월 말부터 엿새 동안 축구장 천여 개 규모의 산림을 태운 경남 밀양 산불, 기억하시죠.

당시,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약품 처리한 훈증 더미가 진화 작업을 어렵게 한 원인으로 꼽혔는데요.

여전히 전국적으로 156만 개가 남아 있어 산불 발생 시 위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창녕의 한 야산 천막을 벗겨내자 나무 토막들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5년 전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베어 약품 처리해 둔 '훈증 더미'입니다.

잘게 부숴 폐기 처분될 예정입니다.

[산림청 관계자 : "산불에 취약한 지역에 있거나 생활권 주변에 있는 것을 우선 제거하고 있고요."]

지난해 산림청이 처리한 훈증 더미만 35만 개, 14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마을 뒤편 야산입니다.

이곳에만 훈증 더미 수십 개가 보관돼 있는데, 이런 훈증 더미가 전국에 156만 개나 됩니다.

모두 처분하려면 600억 원을 더 들여야 합니다.

문제는 비용이 계속 늘어난다는 겁니다.

재선충병에 걸려 올해 4월까지 제거할 소나무는 전국적으로 185만 그루, 절반인 90만여 그루는 또다시 훈증 더미로 남기 때문입니다.

실제 훈증 더미는 수분 함량이 적고 연소열은 높아 불이 붙으면 쉽게 확산할 수 있어 이 같은 조치가 불가피합니다.

[공하성/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비감염목의 착화 시간은 16초인데 반해서 4~5년 된 재선충 감염목의 착화 시간은 6초로 세 배나 착화 시간이 빨라졌습니다."]

지난해 축구장 천 60개 면적의 산림을 태운 경남 밀양 산불 진화를 더디게 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권율호/밀양 산불 당시 진화대원 : "헬기로 (물을) 갖다 부어도 한 번에 꺼지지 않고, 오랫동안 물을 붓고 장시간 진화작업을 해야 그게 꺼지기 때문에."]

이 때문에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베어내 훈증하는 기존 방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영상편집:안진영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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