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산’·‘조방’ 일제 잔재 여전히 곳곳에

정민규 2023. 1. 2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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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최근 일제 잔재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던 자성대공원이 부산진성공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이처럼 역사 바로잡기가 계속되는 것과는 달리 여전히 한쪽에서는 일본식 명칭을 사용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성문.

부산진성입니다.

일본식 성에서 따온 이름인 '자성대공원'으로 불려오다 최근에야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 '부산진성공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엔 지금도 일제강점기의 이름으로 불리는 곳들이 많습니다.

대표적 식민지 수탈기업인 조선방직을 뜻하는 '조방'은 구청이 아예 도시철도 범일역 역명에 병행 표기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이희자/부산 동구의회 사회도시위원장 : "역사적으로 고찰해야 되는 부분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그저 단순히 조방 앞을 잘 찾아오게 하겠다. 그럼으로써 조방 앞에 침체된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거는 너무 허술하다라는 거죠."]

조선 시대 송현산 등으로 불려오다 일제가 이름 붙였다고 알려진 용두산공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는 독립운동가인 백산 안희제 선생의 이름을 딴 공원으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변화는 없습니다.

[이선아/부산생명의숲 사무국장 : "(일본) 신사의 흔적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그게 있었던 자리이기도 하고 해서 역사적인 의식이나 독립운동의 정신을 많이 새긴 안희제 선생을 부각하자는 의미가 더 큰거죠."]

이곳 좌천4동 일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은 과거 일제강점기 능풍장으로 불려온 일본인 사업가의 별장이 있었던 곳인데, 해방 이후 별장은 없어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도로명 주소 등에 이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식민지 수탈의 길목이었던 점에서 관련 조사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한근/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 : "기술, 문화 수준이 거의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그러면 차제에 과거의 우리가 무의식으로 아니면 무감각으로 대처했던 것들을 이제 제대로 된 우리 의식으로 이것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거죠."]

일제 잔재에 대한 조사와 청산을 위한 조례까지 제정한 경기, 경남, 제주 등과 달리 부산은 관련 조례조차 없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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