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네덜란드, 미국 ‘대중 반도체 규제’ 동참하기로

정원식·이재덕 기자 2023. 1. 2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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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작년 10월 수출 통제 발표 후 양국 압박…실행까지는 수개월
도쿄일렉트론 등 일 제조장비 해외 매출액 3분의 1이 중국 차지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방침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네덜란드, 미국 등 세 나라는 미국이 지난해 10월 발효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에 동참하기로 지난 27일 합의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네덜란드, 일본과 며칠간 협상을 진행했으며, 첨단 기술 안보 문제가 의제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FT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세 나라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실제 실행까지는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 반도체 생산 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반도체 칩 수출을 제한하는 포괄적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뒤 주요 반도체 설비 제조 국가인 네덜란드와 일본에도 동참할 것을 압박해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올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때도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이번 방침이 확대되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수출과 니콘, 도쿄일렉트론 등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중국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2021년 일본 반도체 제조장비의 해외 매출액 2조9705억엔(약 28조2000억원)의 33%에 이르는 9924억엔(약 9조4000억원)이 중국 매출액이었다. 교도통신은 “세계 반도체 장비 상위 15개 업체 중 7곳이 일본에 있다”며 “중국이 반도체 설비 투자를 강화하면서 일본 업체들의 주요 판매처가 됐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이 새 규제를 도입하면 중국이 보복 조치를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일본과 네덜란드의 대중 제재 수위를 주시하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 반입이 어려워지면 중국 현지 공장 가동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에 주재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는 미국이 장비 반입 1년 유예 조치를 취했고, 일본과 네덜란드도 비슷한 수위의 제재를 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고, 향후 제재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식·이재덕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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