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만나다] ‘남극점을 향해 51일 걷다’ 김영미 대장

이재석 입력 2023. 1. 29. 21:32 수정 2023. 1. 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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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의 가장 남쪽, 남극점.

정확히 남위 90도가 되겠죠.

여기를 걸어서 도달한 사람이 있습니다.

51일 동안 천 2백 킬로미터 가까운 거리를, 백 킬로그램이 넘는 짐을 끌면서 걷고 또 걸었습니다.

동료 없이 혼자서, 중간에 물자 보급 없이 남극점에 도달한 사람은 한국인 가운데 처음입니다.

며칠 전 귀국을 하셨는데 오늘(29일) '뉴스를 만나다'에 나와 주셨습니다.

산악인이자 탐험가, 김영미 대장입니다.

어서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수요일에 귀국을 하셨잖아요.

오늘 한 나흘밖에 안 됐는데 몸 상태가 좀 어떤지 궁금합니다.

[답변]

남극 가기 전에 한 5kg 정도 체중을 증량해서 갔거든요.

원래 몸무게보다 전체 한 14kg ~15kg 정도 빠진 것 같은데, 4kg 정도 회복하고 지금 한 10kg 정도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좀 많이 주무셨습니까.

[답변]

잠이 제일 많이 고팠거든요.

아직도 잠에 대한 갈증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앵커]

아 여전히 남아 있습니까.

[답변]

밥을 먹다가도 숟가락 놓고 들어가서 잠을 자고 그래요.

[앵커]

아까 제가 말씀드렸지만 혼자서 중간에 도움을 받지 않고, 이거를 '무보급'이라고 하더라고요.

보급을 받지 않는다,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답변]

이제 더 큰 개념으로는 '무지원'이거든요.

'무지원'이라는 것 자체는 보급도 안 받고 어떤 누구의 보조 수단이나 바람을 이용한 '연'을 이용한 지원도 있을 수가 있고 그런데 순수하게 이건 걸어서 무동력으로.

[앵커]

연을 이용한다는 건 동력을 조금 도움 받는다는 얘기인가요.

[답변]

예, 그거는 또 다른 걸로 분류가 돼서요.

무지원이라고 하는 것은 무보급보다, 이제 사람의 도움이나 어떤 그런 외부 동력에 대한 도움을 받지 않고.

[앵커]

그렇게 남극점에 도달하신 분은 한국인 최초고.

단독으로 혼자서 팀을 꾸리지 않고 말이죠.

아시아 여성 가운데도 최초라고 제가 들었는데.

[답변]

네, 등반 끝나고 나서 전해 들은 소식으로 그렇게 된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앵커]

이번에 직접 촬영도 하셨더라고요, 51일 동안.

걸어가시는 중간중간에.

그래서 다큐멘터리도 준비하신다고 제가 들었는데.

그 영상을 오늘 처음, 일부지만 함께 보면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영상 제공을 해 주셔서 한번 보면서 좀 설명을 할까요.

화면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저게 어떤 장면인지.

텐트를 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답변]

텐트를 걷는 장면입니다.

썰매에다가 접어서 넣는 장면입니다.

[앵커]

그렇게 접어서 취침을 마치고 저렇게 끌고 뚜벅뚜벅 걸어가시는 거군요.

바람이 어마어마합니다.

[답변]

'산들바람'입니다, 저 정도면.

[앵커]

저 정도면 산들바람이라고 표현합니까.

기온이 어느 정도 됩니까 저렇게 낮에.

[답변]

고도에 따라서 기온 차이가 많이 나요.

위도 80도 정도에서는 영하 5도에서 10도 정도고 2000m인 위도 86도 87도를 넘어가면 고도 100m 올리는 데마다 0.6도씩 기온이 하강하기 때문에 그걸로 인해서 영하 25도에서 30도, 35도까지도 내려갔었어요.

[앵커]

참 극한적인 상황입니다.

저렇게 1100km가 넘는, 1200km 가까운 거리를 걸어가신 거군요.

다음 화면을 한번 볼까요.

이건 어떤 화면인지 좀 볼까요.

지금 저게 뭡니까, 오른쪽에 있는 게.

아 텐트군요.

[답변]

텐트에다가 '솔라 패널' 설치를 해서 저걸로 전력 공급을 하고 이런 전자 장비들 위치와 내 위치를 알려주기도 하고.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저런 전자 장비들을 충전을 해서.

[앵커]

위치를 어디에다 알려주는 겁니까, 그러면.

수신하는 곳이 있는 거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답변]

예, 한 시간마다 한 번씩 전송을 하는 그런 전자 장비가 있어요.

[앵커]

그렇군요.

저렇게 밝은데도 저게 저녁 시간인가 보죠.

이제 취침을 준비하시는 거 보니까.

[답변]

밤 10시 정도 됐을 거예요.

그래서 안대를 항상 하고 취침을 하죠.

젖은 양말들 같은 거 깔고 자면 자는 동안에 말라 있습니다.

열흘에 한 번 양말 갈아 신고요.

[앵커]

지금 다시 보시니까 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다음 화면도 한번 볼까요.

아 이게 남극점에 도달하는 모습인 것 같군요.

[답변]

예, 마지막 날입니다.

그리고 아까 저기 은구슬이 있는 곳은 세리머니를 하는 장소로 돼 있고, 지오그래픽 사우스 폴이라고 하는 곳.

(지금 나오는 거죠.) 네.

[앵커]

그러니까 아까 구슬 모양, 그건 기념을 위해서 조형물을 세워놓은 거고.

아까 팻말. 팻말이 이제 정말로 남위 90도가 되는 거죠. (네 맞습니다.)

그렇군요.

참 인상 깊게 봤습니다.

과거에 이제 히말라야도 여러 차례 등반을 하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히말라야와 이번 남극 탐험 가운데 어느 것이 더 힘드셨습니까'라고 질문을 하려다가, 생각을 해보니까 이게 참 어리석은 질문이더라고요.

다 힘든 거니까.

그래서 어떻게 좀 다릅니까 이렇게 높은 산에 올라가는 거랑, 이 남극 탐험이랑.

[답변]

말씀하신 대로 다른 종류의 등반이기 때문에 저희가 가령 생각을 해보면 수영 선수들도 100m 선수랑 장거리랑 쓰는 근육이 다르고 다른 훈련을 필요로 하잖아요.

그래서 이건 전혀 다른 개념으로 보셔야 되는데, 어느 게 더 어렵다고 말하기는 좀 모호한 부분이 있죠.

히말라야 같은 경우는 수직 등반에 가깝고 히말라야에 비해서는 남극은 수평으로 보시면 되고 고도가 점점 상승하기는 하지만.

히말라야는 추락에 대한 그런 리스크와 불확실성과 그리고 전문 등반을 해야 하는 좀 더 테크니컬한 그런 기술적인 등반이라고 보시면 되고.

체력적인 것으로는 남극이 조금 더 난이도가 세다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기계음하고 자동차 소리, 지인들 목소리를 녹음해 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고립감이나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 이게 보통 탐험가들이 그렇게들 하나요.

이렇게 녹음을 가져갑니까.

[답변]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제가 그 소리들을 녹음해 간 이유는 남극에는 바람 소리밖에 없다고 생각을 한 거예요.

그래서 기계음도 녹음을 해갔지만 제가 좋아하는 장소의 소리, 제가 좋아하는 계절의 소리를 담았어요.

그러니까 설악산의 봄 계곡물 소리, 개구리 울음 소리 이런 것들을 담아가면 그 공간을 가져갈 수 있다고, 소리로 인해서 공간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추운 데서도 좀 따뜻한 봄의 햇살을 느끼는 그런 감정 때문에 포근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소리를, 계절과 자연의 소리를 담았고 그다음에는 지인들의 응원 멘트를 담아서.

한국에서 듣기에 너무 아까운 거예요.

그래서 남극에 가져가서 처음으로 들었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앵커]

인상적인 글을 저희가 많이 봤는데 SNS에 쓰신 문구 가운데 이 대목이 좀 눈에 띄었습니다.

"남극 대륙에서 혼자 걷는 게 외롭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서울이 더 외롭다."

이렇게 쓰셨어요.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답변]

꿈은 도망가지 않는데 꿈에서 이제 멀어지는 건 저 자신이거든요.

그걸 지키는 게 조금 힘들고 외롭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남극을 굉장히 오랫동안 기다리고 준비해서 갔던 거라서.

그걸 그냥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에서 그냥 기다리고 있었던 시간들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그 순간이 오히려 더 외롭고 힘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제가 제대로 설명을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앵커]

이해가 됩니다.

어떤 심정이었을지가 이해가 됩니다.

아무튼 재충전과 휴식도 충분히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답변]

반가웠습니다.

[앵커]

오늘 고맙습니다.

김영미 대장과 얘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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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석 기자 (jaese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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