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피해에 '기러기 사냥'‥"보호종 도래지인데"

허현호 2023. 1. 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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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전북 군산의 만경강에서 총기를 이용한 기러기 사냥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철새 수 만 마리가 몰려들면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하다는 농민들 호소에 군산시가 일시적으로 수렵 허가를 내 준 건데요.

멸종위기종도 함께 서식하는 곳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겨울 철새인 기러기 떼가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는 군산 만경강 부근의 농경지.

한 남성이 땅 위에 떨어진 새 한 마리를 집어 들어 트럭 적재함에 던져 넣습니다.

잠시 후, 트럭 짐칸에 실려있는 철새를 비닐 봉투에 옮겨 담는데, 봉투가 금세 가득 찰 정도입니다.

[주용기/한국물새네트워크] "짧은 시간이잖아요. 제가 본 거야 뭐 20~30분밖에 못 본 건데… 최소 10마리는 넘었다고 봐야 되고…"

겨울이면 몽골 등지에서 날아와 수만 마리씩 만경강 부근에 머무는 기러기 떼.

떨어진 곡식 등을 먹이로 겨울을 나는데, 먹을 게 없으면 가축 사료로 키우는 라이그라스까지 먹이로 삼습니다.

이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크다는 민원이 이어지자, 군산시는 총포 사용 허가를 받은 농민에게 쇠기러기를 50마리씩 잡을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습니다.

[군산시 관계자] "농작물을 재배하고 계시는데 기러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고 해서 현장 확인해 보고 허가를 냈거든요. 논 80% 정도는 뜯어 먹은 상태였거든요, 그때 갔을 때."

실탄보단 공포탄으로 새들을 쫓도록 유도하고 사냥 마릿수도 제한했다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현장 점검 없이 농민들이 보낸 사진만으로 잡은 철새의 수나 종을 확인하는데다, 멸종위기종인 큰기러기나 재두루미 등이 함께 서식하는 곳이어서, 이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주용기 / 한국물새네트워크] "(멸종 위기종인) 큰기러기들이 같이 다니거든요. 같은 걸 또 먹기 때문에… 그런데 거기에 이제 쇠기러기 잡는다고 쐈다가 큰기러기도 잡힐 수 있는 거예요."

생명을 죽이지 않는 방식을 쓰거나 피해 농민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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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정진우 / 전주

허현호 기자(heo3@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9867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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