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열린 완전체 V-리그 올스타전

남정훈 2023. 1. 2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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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세리머니와 각종 기행으로 ‘웃음 가득’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은 감회가 남다른 무대였다. 2019~2020시즌엔 도쿄올림픽 예선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고, 2020~2021시즌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때라 개최되지 못했다. 지난해엔 여자부 제 7구단 페퍼저축은행의 홈구장인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리긴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수용관중인원의 절반인 2850명만 받아야했다.

4년 만에 선수들과 팬이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을 좀 떨쳐내고 만난 2022~2023 올스타전은 그야말로 ‘축제’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었다.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 선수들이 다 함께 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배구연맹(KOVO)는 이번 올스타전을 MZ세대 간의 맞대결로 기획했다. 남자부는 1996년, 여자부는 1997년생을 기준으로 선배로 구성된 M스타와 그 이후 태어난 후배선수들로 구성된 Z스타로 구성했다. V리그가 나이로 올스타팀을 구성한 것은 올 시즌이 최초다.

그렇게 다양한 의미와 기획으로 큰 기대 속에 치러진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본 경기가 시작되기 서너 시간 전부터 그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날 열린 사전행사에만 2400여명의 팬들이 몰리며 최고 인기 겨울스포츠임을 입증했던 프로배구의 인기는 이날 6446명이 삼산월드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만원로비에 설치된 포토 부스와 기념품 가게는 팬들로 북적거렸고, 선수들을 향한 응원도구를 사려는 줄은 100m 가까이 길게 형성됐다.

예전부터 올스타전 관중 성비는 여성이 높은 편이긴 했지만, 이날은 압도적으로 여성 팬들이 비율이 높은 모습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예전엔 미남 배구스타들의 팬들이 더 많았다면, 이번 올스타전엔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뤄낸 여자 선수들의 팬들이 대다수를 이뤘다는 점이다. 이날 축제가 ‘배구여제’ 김연경의 소속팀인 흥국생명의 홈구장에서 열린 영향도 있었지만, 남자배구의 인기를 훌쩍 넘어선 여자배구의 흥행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GS칼텍스 권민지와 현대건설 이다현(오른쪽)이 29일 오후 인천 부평구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에서 흥겨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뉴스1
한국도로공사 배유나(왼쪽부터), 흥국생명 김연경, IBK 기업은행 김수지가 29일 오후 인천 부평구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에서 흥겨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뉴스1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 세리머니상을 받은 신영석(왼쪽)과 이다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 입장 때부터 다양한 춤과 세리머니를 뽐낸 선수들은 본 경기에 들어서자 공격포인트 때마다 음악에 맞춰 각종 춤을 선보이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강소휘(GS칼텍스)는 아웃된 공을 때려놓고 비디오 판독석에 직접 올라 “터치아웃으로 판독됐다”며 자신의 팀에 유리한 선언을 내놓았고, 박정아(도로공사)는 족구를 연상시키는 ‘발서브’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여자부 경기에 투입되어 강서브를 넣은 신영석(한국전력)은 이후 공과 상관없이 코트에 여러 차례 익살스러운 다이빙을 선보이며 폭소를 이끌어냈다. 레오(OK금융그룹)는 공격을 성공시킨 뒤 상대팀들에게 뛰어들어 함께 세리머니를 했다. 정식 경기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금기’를 깨는 선수들의 모습에 관중들은 환호와 박수, 웃음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경기 결과는 M스타의 승리였다. 1~4세트 합계 53-52로 이겼다. 양 팀의 승리는 여자부가 경기한 1, 2세트와 남자부가 경기한 3, 4세트에 얻은 점수의 총합으로 나눴다.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 M-STAR팀 김연경과 김수지가 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 MVP에 선정된 김연경(왼쪽)과 레오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남녀부 MVP는 승리한 M스타 소속의 김연경과 레오의 차지였다. 남녀부 통틀어 팬 투표 전체 1위에 오른 김연경은 생애 첫 올스타전 MVP를 거머쥐며 이날의 주인공이 됐다. 레오 역시 과거 삼성화재 시절 따내지 못한 생애 첫 MVP를 따냈다.

남자부 팬 투표 1위 신영석은 세리머니상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신영석은 경기 도중 ‘미국춤’이라 불리는 다소 저질스러운(?) 춤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이에 Z스타팀을 지휘한 최태웅 감독(현대캐피탈)은 “춤이 이상하고, 심지어 센터라인도 침범했다”며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관중석에서 웃음이 쏟아졌다. 이 세리머니로 신영석은 22표 몰표를 받아 세리머니상을 수상했다. 여자부에선 압도적인 춤 실력을 선보인 이다현이 14표를 얻어 지난해에 이어 세리머니상 2연패를 달성했다.

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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