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조사에 ‘33쪽 진술서’ 선제 공개한 이재명···왜?

이혜리 기자 2023. 1. 29. 19: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으로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낸 A4용지 33쪽 분량의 진술서를 출석 당일 공개했다. 이 대표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뒤에도 진술서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자신의 진술을 둘러싼 검찰발 보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오전 10시22분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가기 전 포토라인에서 “대장동과 위례사업에 관한 제 입장은 검찰에 제출할 진술서에 다 담았다”며 “곧 여러분께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지 객관적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조사실로 들어간 직후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가 검사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진술서로 갈음할 방침이라면서 진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후 민주당은 진술서 전문을 기자들에게 공개했고, 이 대표는 별도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술서 이미지를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조사를 받을 때도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대형 부패범죄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이 검찰 피의자 조사를 받기 전 진술서 자체를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검찰에서 공개 소환을 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나 이명박씨도 진술서 자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당시엔 오히려 검찰 관계자가 언론 브리핑을 하며 조사 상황을 전했다.

이 대표가 진술서를 공개한 것은 자신의 진술 내용이 검찰 시각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여론전과 지지세력 결집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앞선 성남지청 조사 때 ‘이 대표 진술 내용’이라는 식의 언론 보도가 나오자 “검찰이 흘리지 않았으면 보도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사례를 하나하나 점검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수사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죄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이 위원회는 29일에도 성명을 내고 “검찰이 구체적 증거 제시도 없이 이 대표를 범죄자로 낙인찍고 있다”며 “검찰발 피의사실 공표 행위이자 공무상 비밀누설”이라고 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