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서 열어보기 겁나요”…주거비 170조 역대최대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이종혁 기자(2jhyeok@mk.co.kr) 2023. 1. 2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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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가계지출 데이터분석
52년來 최고...1년만에 7조 늘어
전기,가스요금 올해 더 오를듯
계속되는 난방비 부담 [사진출처 = 연합뉴스]
국제 원자재값 급등에 연말 한파가 겹치며 지난해 난방비, 전기요금, 관리비 등 국민들이 지출하는 필수주거비가 170조원에 달해 역대 최대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부쩍 오른 주거비는 올 들어 저소득층에 집중적인 타격을 주고 소비 회복 추세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매일경제가 한국은행의 가계소비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3분기 가계가 임대료·수도광열비에 쓴 돈은 127조6205억원으로 역대 같은기간을 통틀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 임대료·수도광열비는 전기, 난방, 수도요금과 아파트관리비 등 국민들이 주거비에 쓴 지출을 합친 개념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주거비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분기 가계 임대료·수도광열비가 지난해 분기 평균만큼 늘었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지출액은 170조1600조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직전 최고치였던 2021년(163조2623억원)에 비해 1년 새 약 7조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오는 3월 초 발표될 실제 연간 주거 생계비는 이보다 높을 전망이다. 지난해 고물가 추세에 주거 생계비가 매 분기꼴로 분기 기록을 갈아치웠고, 전기·가스요금 인상분이 적용된 지난해 4분기 이후 한파 등에 가계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용 가스 도매요금은 네차례에 걸쳐 38.5%, 전기요금은 세차례를 통해 20% 올랐다.

아울러 올해 들어서도 국민 주거생계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 1분기 전기요금이 1981년 이후 최고 인상폭(kWh당 13.1원)을 기록했고 2분기 이후 가스요금도 상당폭 인상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쩍 늘어난 주거생계 부담이 취약계층에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가구가 연료비로 쓴 돈은 지난해 1분기 기준 월 평균 9만6617원으로 가처분소득(80만4024원)의 12.0%에 달했다. 소득 상위 20% 연료비 비중이 2.0%라는 점에 비춰보면 지출 부담이 훨씬 더 큰 셈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공요금 인상이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이면서 고물가 위험이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며 “여름철 물가가 안정되는 시점으로 에너지 요금 인상분을 분산하는 등 인상 시기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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