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기술사업화 조직, 성과 정체에도 창업·투자 주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보고서 "TLO 인력·예산 감소세"
'기술사업화' 직군 추가·소규모 출연연 위한 연합 TLO 구성 등 제시

출연연 TLO 예산 현황. 자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기술사업화 전담조직'(TLO)이 안정적인 구조 운영에 막혀 창업·투자 등 기술사업화 범위 확대에 주저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출연연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관 특성을 고려한 TLO 조직 구조를 다양화하거나, 연합 TLO를 운영하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29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임현 KISTEP 기술예측센터 선임연구위원팀은 최근 보고서(공공 TLO의 미래-출연연 TLO를 중심으로)를 통해 국내 TLO의 성과가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TLO는 공공연구소가 보유한 지식재산의 가치를 증가시켜 산업계로 그 효과를 파급시는 기술이전 전담조직이다. 수익을 창출해 연구소의 재정 건전성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 출연연은 내부 조직으로 TLO를 두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공동 혹은 개별 형태로 기술지주회사도 설립·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출연연 TLO의 전문인력 비중과 운영 예산 등이 점점 감소하면서 출연연의 기술 기반 창업과 기업성장 지원에 대한 성과는 부진하다는 게 과기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TLO 전담인력 수는 2017년 231명에서 지난해 6월 말 기준 190명으로 줄었다. 특히 변리사나 관련 박사학위 소지자, 기술거래사 등을 포함한 TLO 조직 내 '전문인력'은 같은 기간 163명에서 117명으로 28.2% 감소했다. 기술사업화 경력이 없거나 전담조직에서 근무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초보 인력이 다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또 출연연 TLO의 예산이 2016년 1066억원에서 2021년 646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출연연의 기술이전 건수도 2016년 2670건을 기점으로 계속 줄면서 기술사업화가 정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출연연 직종에 '기술사업화' 직군을 추가하거나, 순환근무를 배제시켜 해당 부서에 장기근속을 보장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규모가 작은 출연연이 감당하기 어려운 기술고도화 투자, 창업·기업성장 지원을 위한 연합 TLO 구성·운영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보고서는 "TLO 인력들은 현재의 안정적인 조직구조를 바꾸고 싶지 않으면서도 역할 다양화와 역량 배양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다"며 "기술사업화만을 전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직제·예산확보를 바탕으로 기관 특성에 따라 TLO를 외부 독립 조직으로 운영하거나, 연합 TLO를 운영하는 등 구조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