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청어 그림에는 17세기 네덜란드가 있다

박영서 2023. 1.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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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유럽 경제를 만들어낸 결정적 순간들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경제에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림'을 택했다.

네덜란드는 청어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내면서 북유럽을 넘어서 유럽의 패권국가로 군림하게 된다.

책은 그림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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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펴냄

지금의 유럽 경제를 만들어낸 결정적 순간들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경제에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림'을 택했다.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고대 아테네의 금권정치부터 21세기 금융위기까지 경제사의 역사적 장면들을 돌아본다.

책은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유럽의 경제뿐만 정치·사회·문화의 지형도를 바꾸어놓은 '재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2부에선 '사건'을 중심으로 경제사를 훑는다. 책에서 '그림'은 예술작품이 아니라 시대를 증언하는 기록물이다. 사진이 없던 시절에는 그림만이 세상을 담아내는 유일한 그릇이었다. 저자는 '그림'에서 당시의 분위기만을 읽어낸 뒤 자신의 생각을 덧댄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1661년에 완성한 '델프트 풍경'을 보자. 작품 속의 선박은 청어를 전문적으로 잡는 '부스'(buss)라는 배다. 발트해에서 살던 청어가 새로운 터전을 찾아 북해로 오자 네덜란드인은 기회를 잡기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부스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청어는 네덜란드를 일으켜 세웠다. 네덜란드는 청어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내면서 북유럽을 넘어서 유럽의 패권국가로 군림하게 된다.

20년 가까이 금융계에 몸담고 있는 저자는 책에서 '부의 법칙'은 불변한다고 이야기한다. '부의 법칙'은 시대나 상황에 따라 껍데기는 달리했을 뿐 알맹이(본질)는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17세기 네덜란드 경제를 파탄 직전까지 몰고 갔던 '튤립 버블'은 2018년 '금융 버블'과 닮았다. 19세기 중국과 영국의 무역수지 불균형에서 초래된 '아편전쟁'은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열띤 설전을 벌이는 협상 테이블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15세기 메디치 가문, 19세기 로스차일드 가문이 부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누구보다 재빠르게 '부의 법칙'을 포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그림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이야기를 한다. 이를 통해 지금의 우리가 처한 상황을 되돌아보게 하며,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하게 만든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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