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속도조절' ECB '2연속 빅스텝' 유력···최종금리 힌트 나온다

조양준 기자 2023. 1. 2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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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중앙은행 슈퍼위크 ]
美 고물가 진정 지표 속속 추가
투자자 98% '베이비스텝' 예상
시장 파월 정책향방 메시지 주목
유로존은 물가 상승률 9% 넘어
고금리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
英 영국銀도 금리 4%로 올릴듯
[서울경제]

이번 주 차례로 금리를 결정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다음 달 1일(이하 현지 시간) 열리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좁히며 속도 조절에 나서고, ECB는 2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지난해 12월에 이어 2회 연속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모두 초미의 관심사인 최종금리와 통화정책의 향방에 대한 ‘힌트’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는 연준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2월 FOMC에서 금리를 4.5~4.75%로 현재(4.25~4.5%)보다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긴축 가속 페달을 밟은 뒤 같은 해 12월 0.5%포인트로 인상 폭을 좁힌 연준이 다시 한 번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 투자자 98.4%가 2월 연준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고물가가 진정되고 있다는 지표가 속속 추가되고 있는 점도 연준의 속도 조절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전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근원(에너지·식품 제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4% 올라 월가 예상치와 동일했으며 전월(4.7% 상승)보다 낮아졌다.

또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1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9%로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낮아졌다. 물가 상승률이 앞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금리가 0.75%포인트씩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 달 3일 발표되는 미국의 1월 비농업 고용지표도 긴축 속도를 낮추는 쪽이 더 유리하다는 점을 시사할 것으로 점쳐진다. 월가는 지난달 신규 고용이 19만 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한 3.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서도 미국의 강한 노동시장 덕분에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온 만큼 지표가 악화하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더욱 늦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최종금리와 향후 통화정책 전환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만큼 현재로서는 긴축 중단, 나아가 금리를 내리는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에도 연준 위원 19명 가운데 “누구도 올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의견을 낸 사람은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어떤 식으로든 최종금리에 대한 힌트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OMC 회의 이후 있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는 연준이 언제까지 금리를 올릴지, 이를 위한 조건은 무엇일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의 최근 설문 조사 결과 경제 전문가들은 연말 최종금리를 연준이 지난해 12월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선(5.0~5.25%)보다 낮은 4.75~5.0%로 보는 등 시장의 금리 눈높이가 갈수록 하향 조정되고, 특히 연준이 결국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확산되는 만큼 파월 의장이 이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관측하는 것이다.

FOMC가 종료된 바로 다음 날 통화정책 회의를 여는 ECB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연속으로 빅스텝을 밟으며 매파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인플레이션율이 9%를 넘길 정도로 고물가가 심각한 만큼 미국처럼 긴축 ‘감속’에 나서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ECB가 최종금리를 3.25%까지 높인 후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인플레이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두 차례의 빅스텝과 한 차례의 베이비스텝 이후 금리 인상을 일단 중단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이와 관련해 라가르드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ECB와 같은 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영국 중앙은행도 금리를 현 3.5%에서 4.0%로 올리며 ECB와 기조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ECB가 연준과 마찬가지로 고금리 정책을 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베팅 역시 이어지고 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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