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완 고등과학원 부원장 "캐나다 '퀀텀밸리'처럼 국가적 양자 프로젝트 준비해야"

고광본 선임기자 2023. 1. 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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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뛰어난 양자 연구자들이 일부 있었어요. 그런데 정부에서 '양자 같은 불확실한 분야까지 구태여 해야 하느냐'고 해 안타깝게도 2010년 마지막 남았던 양자 연구개발(R&D) 프로젝트도 사라졌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양자기술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한국양자정보학회장인 김재완 고등과학원 부원장은 2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중국 등에 비해 그동안 정부와 기업에서 양자기술에 관심이 없어 연구자를 육성할 만한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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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혁명이 온다]
기업 오너가 장기적 관점 투자를
정부는 인력공급·세제혜택 늘려야
김재완 고등과학원 부원장
[서울경제]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뛰어난 양자 연구자들이 일부 있었어요. 그런데 정부에서 ‘양자 같은 불확실한 분야까지 구태여 해야 하느냐’고 해 안타깝게도 2010년 마지막 남았던 양자 연구개발(R&D) 프로젝트도 사라졌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양자기술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한국양자정보학회장인 김재완 고등과학원 부원장은 2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중국 등에 비해 그동안 정부와 기업에서 양자기술에 관심이 없어 연구자를 육성할 만한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노태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가 2005년 25㎞의 양자암호기술을 개발해 의료 영상을 전송하는 등 우수한 연구 성과가 나왔지만 정부와 기업의 무관심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양자 관련 논문 주저자, 교신 저자를 분석한 결과 국내 연구자는 약 490명(이 중 핵심 인력은 150여 명)으로 중국(5517명)의 10%도 되지 않았다. 세계 상위 1% 양자 연구자(104명)에는 단 한 명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김 부원장은 “정부도 미래 기술 준비에 늦었고 기업들은 당장 돈 될 것 위주로 접근하고 수학·물리·공학 저변도 많이 약화된 게 씁쓸한 현실”이라며 “길게 보고 양자 등 미래 전략기술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7년에는 소규모 양자 예비타당성 검토도 통과되지 못했는데 이제는 정부가 대규모 예타를 준비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기대했다. 김 부원장은 “미국이 소련의 첫 인공위성 성공(1957년) 발사라는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10년을 보고 아폴로 프로젝트에 성공하지 않았느냐”며 “우리도 산학연정이 캐나다 워털루대 주변 퀀텀밸리처럼 양자 생태계를 만드는 등 국가적 양자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기에 국내 양자 스타트업이 10여 개에 그치는데 미국·중국·일본·유럽·캐나다·호주처럼 양자 연구자들이 창업에 많이 도전했으면 한다고 했다.

김 부원장은 기업에 대해서도 “경영진이 몸을 사리며 2~3년밖에 내다보지 못하는데 구글·IBM 등처럼 장기 안목으로 오너가 직접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며 “정부는 양자 등 전략기술 R&D의 세제 혜택 확대와 양질의 인력 공급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제 협력의 경우에도 미중 패권 전쟁 이후 미국 내 중국 대학원생과 기업의 퇴조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우리 양자 연구자들이 미국으로 유출될 염려가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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