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투자하면 연 10% 수익에 원금 보장? 사기 가능성 높다

A씨는 지인으로부터 ‘아트테크(아트+재테크)’에 투자하면 연 10%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생겼다. 미술품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투자 원금도 보장되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운용 기간도 1년으로 짧아서 자금이 묶일 부담도 없다는 생각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 두 달 동안에는 수익금이 들어왔지만, 그 다음 달부터는 수익금이 입금되지 않았다. 금융사 담당자 직원들도 잠적해 연락이 되지 않았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뉴스1

이처럼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유사수신 업체에 돈을 맡겼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금융감독원이 29일 밝혔다. 금감원이 불법 사금융 신고 센터를 통해 유사수신 업체 관련 신고·제보를 받은 뒤 검찰 등에 수사 의뢰를 한 경우는 2020년 58건에서 2021년 61건, 2022년 65건으로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신고 혹은 제보 중에서 혐의가 구체적인 경우 수사 의뢰를 하고 있다.

◇검증 어려운 신종 투자로 투자자 유혹

금감원은 “아트테크나 NFT(대체 불가 토큰) 등 투자자에게 생소한 신종·신기술분야 투자를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유사수신 업체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확정 수익’과 ‘짧은 투자 기간’ 등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현혹한다고 한다. 사업 특성상 실제 투자 여부나 투자 대상 미술품의 가치, 수익창출 가능성 등을 투자자가 검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 문제다. 금감원은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첫 1~2개월은 투자금 돌려막기(다른 사람의 투자금으로 수익금 지급) 등을 통해 수익금을 지급하다가, 투자자를 더 모집하기 어려워지면 폐업하고 잠적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주식과 가상화폐 등이 약세를 보이면서 유사수신 업체들이 내세우는 투자 대상 자산의 종류도 바뀌었다. 2021년에는 금감원이 수사 의뢰한 61건 중 절반가량인 31건이 가상화폐 등 가상자산 관련 내용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0건으로 줄었다. 대신 부동산 등 일반사업 관련 투자를 권하는 사례가 24건으로 2021년(10건)의 두 배 이상 수준으로 늘었다. 금 같은 안전자산이나 원유 관련 상품 투자라고 속이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또한 정식 금융회사를 내세우고 실제로는 아무 효력이 없는 ‘지급보증서’ 등을 보여주면서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일부 업체는 금감원이나 특허청, 서울보증보험 등과 협약이 체결되어 원금이 보장된다는 허위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언론·전문가 사칭 유튜브도 조심해야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한 투자 권유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B씨는 유튜브 채널에서 300만원 이상을 투자하면 토지 거래를 통해 4개월 후 원금 대비 20% 수익을 보장한다는 영상을 보고 투자를 했다. 하지만 4개월 후 수익금이 입금되지 않아 연락하자 처음 연락했던 업체 담당자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잠적했다. 금감원은 “유사수신 업체들이 기존 언론사와 유사한 이름을 내세워 투자전문방송으로 위장을 하거나, 부동산·주식 투자 전문가로 가장해 투자자들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데 원금 손실 가능성은 없는 금융 투자 상품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금감원은 “원금 보장과 함께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며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 유사수신 업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유사수신 업체와 거래를 하다 입은 피해는 금융감독원을 통한 분쟁조정 등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