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직 사임한 것은 불면증 때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2013년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데에는 '불면증'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dpa통신이 독일 현지 매체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독일 뉴스 잡지 '포커스'는 이런 내용을 담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서한을 공개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선종하기 9주 전, 전기 작가 페터 제발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청년의 날' 행사 이후 나를 계속 따라다니는 불면증이 사임의 주요한 계기였다"고 밝혔다.
2005년 8월에 열린 '세계 청년의 날' 행사는 베네딕토 16세가 그해 4월 교황에 즉위한 이후 첫 해외 나들이였다. 즉위 직후부터 불면증에 시달렸음을 보여준다.
그는 주치의에게 처방받은 약이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곧 한계에 도달했다"며 가톨릭교회의 수장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점점 사라졌다고 털어놨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2012년 3월 부활절을 맞아 멕시코와 쿠바를 방문했을 때 사고로 다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방문 첫날 밤을 보낸 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손수건이 완전히 피로 흥건했다며 "욕실에서 정신을 잃고 넘어지면서 어딘가에 부딪힌 게 분명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 이후 새 주치의는 수면제 복용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그때 더는 교황직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2005년 4월 즉위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재위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교황직을 전격적으로 내려놨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바티칸 역사상 598년 만의 일이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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