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해방운동의 선도자 ‘마거릿 생어’의 대표작 눈길[화제의 책]

엄민용 기자 2023. 1. 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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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 표지



약 100년 전 여성에게는 피임할 권리가 없었다. 세상은 임신과 출산을 거부하는 여성들에게 낙인을 찍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여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 왔다. 20세기 초 페미니즘에서 빠질 수 없는 이슈는 ‘피임’이었으며, 피임 운동의 대표적 선구자는 ‘마거릿 생어’다.

그는 산아제한 운동의 선구자이자 미국 여성 운동사의 위대한 인물이다. 더 나아가 여성 해방 운동의 선도자로 평가받는다. 드라마와 영화로 유명한 ‘원더우먼’에 담긴 메시지도 마거릿 싱어에게서 비롯됐다.

최근 번역 출간된 ‘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김용준 옮김 / 동아시아)는 마거릿 생어(1879~1966)의 대표작이다. 그의 여성 운동은 단순히 여성 인권 신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노동에서부터 아동에 이르기까지 인류 전반의 인권 문제를 포괄한다.

책에서 생어는 ‘여성은 피해자’라는 기존의 통념을 거부한다. 여성이 열등한 지위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통념화됐고, 이는 여성에게 강요된 잘못이며 갚아야 할 빚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는 일이 저항의 시작이며 ‘페미니즘 정신’의 실현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책의 후반부에서는 종교, 윤리, 법과 제도, 국가 등 거대 담론을 다루며 ‘인구가 곧 국력’이라고 생각했던 시각이 어떻게 수정돼야 하는지도 의견을 제시한다.

오늘날 페미니즘 논쟁에서 산아제한 운동의 역사를 논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100년 전만 해도 산아제한은 여성의 인권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 이슈였다. 생어가 이 산아제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면서 미국 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왔고 많은 여성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한 여성의 목소리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넘쳐났다. 바로 그것, 생어가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끊임없이 강조한 ‘여성이 인간으로서 자각하는 뿌리’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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