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을 위한 99가지 음식 처방전 ‘나를 채우는 한 끼’[화제의 책]

엄민용 기자 2023. 1. 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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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한 끼’ 표지



예부터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 했다. 약이나 음식이나 그 근원은 하나라는 의미다. 실제로 우리가 병에 걸렸을 때 처방받는 약의 성분은 대부분 우리가 평소에 먹는 음식에도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열을 내리고 땀을 내는 데 효과가 있어 감기에 걸렸을 때 먹는 ‘갈근탕’의 주요 약재도 흔하디흔한 ‘칡뿌리’다. 순우리말 ‘칡뿌리’를 한방에서 한자말로 적는 것이 ‘갈근(葛根)’이다.

다만 같은 음식이라도 먹는 때와 먹는 사람에 따라 음식의 효능은 달라질 수 있다. 스트레스로 열불이 나는 날에는 우렁이 요리가, 갑작스러운 불안감에 가슴이 쿵쾅거릴 때는 바나나 한 입이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언제,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내 몸은 물론 마음까지 달라진다.

‘나를 채우는 한 끼’(임성용 지음 / 김지은 그림·만화 / 책장속북스)가 전하고 싶은 얘기도 이것이다. 2년여 동안 ‘레이디경향’에 ‘임성용의 보약밥상’으로 연재되면서 누적 조회수 1000만 회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독자에게 신뢰를 얻은 얘기들에다 금쪽같은 먹거리 정보를 더해 내용이 더욱 깊어지고 알차졌다.

20년 넘게 다양한 증상을 토로하는 환자들을 진료한 저자는 환자들을 대할 때마다 ‘먹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이 신장에 부담을 주는 음식을 자주 먹는 등 먹는 것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자주 봤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우리가 흔히 먹지만 그 가치를 잘 모르는 식재료에 관한 이야기를 2년여 전부터 일반인들에게 들려 주고 있다.

‘나를 채우는 한 끼’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겪는 상황별 증상을 크게 6가지로 분류한 후 모두 99가지의 식재료를 활용한 맞춤형 음식 처방전을 내놓는다. 1장 ‘바쁜 일상에 지친 나를 위한’에서는 ‘무력감’과 ‘피곤함’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을 주는 한 끼를 추천하고, 2장 ‘한껏 날이 서 있는 나를 위한’에서는 ‘예민함’과 ‘긴장감’ 등의 세밀한 감정을 다스리는 한 끼를 알려 준다. 이어 3장 ‘변화에 맞닥뜨린 나를 위한’에서는 ‘차가움’ 속 따뜻한 한 끼와 생활 속 ‘불편함’을 줄이는 한 끼 등 계절이나 몸 상태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처하는 음식을 소개한다. 4장 ‘한층 더 나아지려는 나를 위한’에서는 끼니로서 ‘아름다움’을 이끌고 ‘무거움’을 더는 방안을 제시하고, 5장 ‘몸에 적신호가 온 나를 위한’에서는 가벼운 증상을 넘어 ‘갑갑함’이나 ‘아픔’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한 끼를 제안한다. 마지막 6장 ‘함께 건강하고 싶은 우리를 위한’에서는 ‘나’의 사소함을 챙기는 것을 넘어 ‘특별한 당신’을 위해 마음을 담아 전할 한 끼를 추천한다.

특히 이 책은 어디서 누가 뭐라 ‘카더라’ 식의 정보가 아니라 과학과 의학의 정보를 바탕으로 쓰였다. 어떤 채소는 생으로 먹어야 제 효과를 볼 수 있는 반면 어떤 과일은 생으로 먹는 것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아울러 식재료 관계에서도 최고·최악의 궁합을 이루는 것들이 있다. 이를 일반인들이 알기는 쉽지 않다.

이런 점을 살펴 ‘나를 채우는 한 끼’는 ‘동의보감’을 비롯해 각종 의학 고서와 최신 연구 자료를 통해 99가지 식재료에 대한 의학적 효능과 영양 성분, 실제 쓰임새를 두루 담았다. 또 식재료의 전래 과정부터 인류와 함께해 온 역사, 알기 어렵거나 오해하기 쉬웠던 소소한 정보들까지 다뤄 식재료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전한다. 여기에 개인의 배경 지식이 돼 줄 세계의 다양한 음식 상식은 읽는 재미를 더욱 높여준다.

이 밖에 단락마다 각각의 소제목을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고, 각 이야기 하단에 ‘200% 채우기’를 넣어 섭취·보관법 등 식재료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게끔 팁을 전하는 부분도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각 상황에 따른 식재료 추천은 그것의 여러 효능 중 한 가지를 부각한 것이므로 ‘약’의 개념으로 접근하지는 않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함께 전한다. 그러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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