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서 만난 10대들 마약 팔았다… "중간판매책은 어른 이용"

최다원 2023. 1. 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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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손을 대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마약 사범이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

2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마약류 범죄 집중 단속'을 실시해 유통∙투약 사범 총 5,702명을 검거하고 79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집중 단속기간인 지난해 8~12월 다크웹∙가상자산을 이용한 마약 사범은 533명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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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수본, '마약 사범 집중 단속'
지난해 역대 최다 1만2387명 검거
마약 사범 10명 중 6명이 10~30대
다크웹·가상자산 전문수사팀 확대
지난해 10월 서초경찰서·서초소방서·서울시청·서초구청 공무원들이 합동 점검 및 단속을 위해 서울 강남의 한 클럽으로 들어가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 2021년 10월, 학원에서 만난 16세 동갑내기 고교생 셋은 마약을 팔아 돈을 벌자고 모의한 뒤 실행에 옮겼다. 비밀대화가 가능한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도매가로 사들여 10배의 웃돈을 받고 되팔았다. 수사기관 감시망을 피하려고 성인 중간판매책을 통해 거래하고, 대금은 가상자산으로 받는 치밀함도 보였다. 7개월간 마약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만 8,100만 원. 경찰은 이들 고교생을 포함해 총 23명을 검거하고, 필로폰 49g과 케타민 227g, 엑스터시 140정 등 4억900만 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했다. 이는 1만2,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마약에 손을 대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경찰에 검거된 마약 사범이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 미성년자들이 단순 투약을 넘어 유통까지 가담할 정도로 범죄 행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마약류 범죄 집중 단속'을 실시해 유통∙투약 사범 총 5,702명을 검거하고 79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4,125명) 대비 38.2% 증가한 수치다. 연간 총 검거 인원(1만2,387명)도 역대 가장 많았던 2020년(1만2,209명) 수치를 넘어섰다.

10대 마약사범 적발 건수. 그래픽=김문중 기자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30대 마약 사범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8년 전체 검거 인원의 40.7%였으나 지난해엔 59%를 차지했다. 10대 사범은 104명에서 294명으로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 중에는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만 14세 미만을 갓 넘긴 청소년도 포함됐다.

집중 단속기간인 지난해 8~12월 다크웹∙가상자산을 이용한 마약 사범은 533명 검거됐다. 다크웹은 인터넷주소(IP) 추적이 어려워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목적으로 범행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클럽이나 유흥업소 일대에서 적발된 사범(377명)도 전년(33명)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다. 경찰청은 "버닝썬 사건 등으로 경각심이 높아진 클럽∙유흥업소 내 마약 유통을 집중적으로 단속한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전체 마약류 사범의 6.6% 수준이지만, 증가세가 가팔라 경찰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엔 파티룸에서 재배시설을 만들어 재배부터 투약까지 한번에 이뤄지는 신종 범행도 포착되고 있다. 경찰은 창고 내부에 대마 재배시설과 게임장·사격장 등 유흥시설을 갖춘 뒤 방문자들에게 대마초를 제공하고 각종 시설을 이용하도록 유도한 5명을 검거해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급증하는 마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다크웹·가상자산 전문수사팀을 전국 시·도경찰청으로 확대 운영하고, 정보기술 분야 전문가를 사이버 마약 전문수사관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관계기관과 협력해 법령을 새로 만들거나 개정하고 제도 개선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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