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선언 트럼프 본격 선거 운동… "어느 때보다 최선 다할 것"

뉴햄프셔 공화당 연례행사 참석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도 가열
여론조사서 지지율 48%로 1위

뉴햄프셔 찾은 트럼프 [살렘 AP=연합뉴스]

"나는 이전보다 더 화가 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인 28일(현지시간)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이를 계기로 대선 후보 자리를 노리고 있는 공화당 내의 경쟁도 서서히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주 살렘의 한 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공화당 연례 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

뉴욕타임스(NYT), AP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연설에서 2020년 대선에서 대결을 펼쳤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 "그들은 내가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전 같지 않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나는 더 화가 나 있으며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이동, 주 의사당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자신의 선거 운동을 지휘할 지도부를 소개하는 행사를 연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후에 출마 선언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첫 선거운동 일정을 갖는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고전한 원인을 자신이 제공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출마 선언을 강행했다. 그러나 이후 인종차별주의자와 만찬, 헌정 중단 요구 발언 등 연이은 헛발질로 당내 지지가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다 기밀문서 유출·의회 폭동 선동 혐의에 대한 특검 수사 등 사법 리스크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두 자릿수 격차로 지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사실상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 추가 악재가 없는 상황이 유지되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기밀문서 유출 논란에 휘말리게 되는 등 정치적 상황이 바뀌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위상에 변화가 생긴 양상이다.

공화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의 지난 14~15일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를 기록, 디샌티스 주지사(31%)를 크게 앞서기도 했다.

다만, 다른 예비후보들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역시 이전처럼 공고하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후보 경선이 다른 주보다 일찍 진행돼 핵심 지역으로 분류되는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방문한 것도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대규모 군중 동원 집회 대신 소규모로 선거 운동을 진행하는 등 선거운동 방식 자체가 더 전통적인 모습으로 바뀐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따라 다른 후보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예비 후보인 디샌티스 주지사의 경우 플로리다 주의회를 통해 입법 성과를 추가로 만들어내고, 5월 이후 출마 선언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기밀문서 유출 문제가 불거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자서전 출판 행사 등을 통해 유권자와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는 최근 새 책을 출간하고, 몸풀기에 나선 상태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 등도 공화당 내 유력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