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오르면 조용히 웃는 이 회사... 에너지 대장주 ‘엑슨모빌’[강인선의 자본추]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 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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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섹터별 대장주 탐구⑧ - 에너지섹터 ‘엑슨모빌’
고유가 덕분에 1년새 주가 50% 급등
탄탄한 현금흐름 바탕 높은 배당 지급
“에너지 가격 하락과 함께 주가 떨어질 것” 의견도

요즘 난방비 고지서를 받고 충격에 빠진 분들 많으시죠?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난방비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인데요. 미국 최대의 종합 정유 회사 ‘엑슨모빌’은 최근 1~2년간 이어진 에너지 가격 급등의 최대 수혜주 입니다.

최근 1년간 엑슨모빌의 주가는 53% 상승했습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기준 주가는 115.61달러로, 최근 5년새 정유주가 저점을 형성했던 2020년11월 주가에 비하면 3.5배 이상으로 오른 겁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주가가 상승한 상태에서도 엑슨 모빌이 3.09%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번다’고 콕 집어 언급한 이 회사. 오늘 <강인선의 자본추> 코너에서 탐색해볼 기업은 미국 에너지섹터 대장주 엑슨모빌입니다.

고유가 수혜로 1년간 압도적 수익률 1위
자료=뉴욕포스트
우선 엑슨모빌이 포함된 에너지섹터에 대해 알아볼까요? 에너지 섹터는 에너지 산업의 밸류체인을 따라 나뉘어 있습니다. 에너지 산업 밸류체인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하는 ‘업스트림’, 원유와 천연가스를 저장하거나 운반하는 ‘미드스트림’, 원유를 정제 및 가공해 석유로 만드는 ‘다운스트림’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엑손모빌·쉐브론 등 기업은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복합 에너지 기업’ 입니다. 코노코필립스·옥시덴탈페트롤리움 등 기업은 업스트림 기업이며 마라톤페트롤리움·발레로에너지 등은 다운스트림 기업입니다. 이밖에도 이러한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유전 측정·자원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슐럼베르거 같은 기업들도 있습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에너지 섹터의 시가총액은 27일 기준 3조7500억달러입니다. 지난 1년간 수익률은 44.29%로 전체 11개 섹터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최근 1년간 주가 흐름이 (+)를 보인 섹터는 3개 밖에 없었는데요, 헬스케어(3.48%), 유틸리티(0.74%) 등 주가가 상승한 다른 섹터와 비교해봐도 큰 수익을 누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에너지 섹터는 경기가 둔화되는 시기에 수익률이 좋지 않았습니다. 전방위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기 때문인데요. 최근 에너지 섹터의 두드러진 상승은 그만큼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친환경 전환으로 인한 반작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3분기 이익률 96% 기록한 ‘업스트림’ 사업부
엑슨모빌은 매출액을 ‘업스트림’, ‘에너지 제품’, ‘화학 제품’, ‘특수 제품’ 으로 구분합니다. 조금 더 단순화하면 ‘업스트림’과 ‘제품 솔루션’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업스트림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이며, 에너지·화학·특수 제품 실적이 모두 포함된 ‘제품 솔루션’은 올레핀·폴리에틸렌·완성윤활유·레진 등 각종 화학 제품을 만들어 벌어들이는 수익입니다. 제품 솔루션에는 다운스트림 실적도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엑슨모빌의 업스트림 제품군 이익률은 96%로 다른 제품군을 압도했습니다. 업스트림 제품군은 시추 등 중장비가 사용되는 만큼 소요되는 비용은 한정되는데, 원유가와 함께 판가가 오르면서 이익률이 급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운스트림과 각종 제품 매출을 포함한 사업부들도 7~14%의 이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엑슨모빌의 실적은 원유가와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에너지과 함께 주가 떨어질것” vs “저유가에도 돈버는 법 익혀”
엑슨모빌의 급등한 주가가 유지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투자자분들이 많을 겁니다. 높은 배당 수익률을 자랑하는 기업인만큼 고유가가 유지되는 동안 남부럽지 않은 배당금은 받을 수 있겠지만 주가가 그만큼 하락한다면 의미가 사라지니 말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상승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좋은 투자처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그로 인한 에너지 시장 충격은 지난해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이고, 경기 둔화로 화학제품 수요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75달러선 이상의 유가에서는 엑슨모빌이 가치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브렌트유는 최근 3달간 75~85달러 선을 오가고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난방 수요가 감소해 에너지 가격이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에너지 가격으로 엑슨모빌 주가의 향방을 점치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지난 10일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유가와 거꾸로 가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에너지 기업들이 저유가에서도 이윤을 창출하는 방법을 깨달았기 때문’, ‘FTSE 러셀 지수 등에 에너지 기업들이 포함되기 시작한 점’ 등을 꼽았습니다. 에너지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커지면서 각종 지수에 더 많이 편입되게 됐고, 이는 추가 자금의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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