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도 안받던 손님들이"…규제 완화 한달만에 분위기 확 바뀌었다

박상길 2023. 1. 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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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연합뉴스>

"지난해까지는 급매물도 안 팔렸는데 규제 풀리니니까 매수 문의가 늘었네요. 급매물부터 소진되는 분위기입니다"(서울 상계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정부가 지난 3일 대대적인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나자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꽉 막혔던 시장에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733건으로 전월 559건과 비교해 31% 늘었고 12월 들어 다시 828건으로 전월 대비 13%가량 증가했다. 두 달 연속 거래량이 증가한 것에 이어 이달도 거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건수는 428건으로 12월 거래량의 절반을 넘었다. 1월 거래의 신고 기한이 다음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이달 거래량도 12월 거래량을 다소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이달 초 규제지역 해제 이후 매수 문의가 조금 늘었고 단지별로 2∼3건 거래가 이뤄졌다는게 서울 중개업소 관계자의 전언이다.

다만 대부분의 매수자들이 급매물만 찾으면서 실거래가는 하락한 곳이 많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면적 68㎡는 이달 들어 6억원에 급매물이 팔렸다. 이 아파트의 다른 일반 매물 가격이 현재 6억5000만∼7억원인 것에 비해 5000만원 이상 하락한 금액이다. 인근의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는 급매물도 잘 안팔렸는데 그나마 이달 규제완화후 매수문의가 늘었고, 급매부터 소진이 되는 상황이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진 못하지만 가격을 더 내리진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마포구 아현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마포 래미안푸르지오는 이달 들어서만 전용 84㎡ 2건이 15억5000만∼16억원 선에 거래가 이뤄졌다고 한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이 16억∼17억원 선인데 이보다 최대 1억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최근 급매물이 팔리며 일부 강남권 아파트들은 가격이 올라 거래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 12월 거래 신고건수가 87건으로, 전월 대비 71% 늘었다.

잠실 트리지움 전용 84.97㎡는 이달에만 17억7000만원, 17억9000만원에 순차적으로 계약이 이뤄졌으며 이 아파트의 전용 114.7㎡와 149.45㎡도 이달에만 현재까지 각각 2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리센츠 전용 84㎡도 지난달까지 19억원대 매물은 대부분 소진됐으며 현재 1층을 제외하면 20억∼22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이 풀리면서 이달 들어 매수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는 편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단지도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늘고 있다. 잠실 주공5단지는 현재까지 이달에만 6건의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신고됐다. 3건이 신고된 전용 82.61㎡는 이달 1일에 1층이 21억7500만원에 팔린 이후 5일 거래가가 22억7600만원, 14일 24억7600만원으로 올랐다.

대치 은마 전용 76.79㎡는 지난달 18억원 초반대 매물이 소화된 이후 이달 3일 18억6000만원으로 뛰었다. 다만 다수의 매수자는 여전히 집값 하락, 경기침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비싸게는 안 산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매도-매수간 힘겨루기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집값 하락기를 틈타 가족 등 증여성 특수관계인 직거래도 늘고 있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 거래시 신고가액이 최근 3개월 내 거래된 실거래가보다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정상 거래로 인정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최근 중개업소를 거치지 않은 직거래의 다수는 일반 급매물보다도 거래가격이 현저히 낮게 신고되는데 대부분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특수관계인간 거래로 보인다. 이는 절세를 위한 직거래여서 일반적인 거래량 증가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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