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출연료 안 준 업체, 재정지원 중단”
예술인들에게 출연료나 저작권료 등 보수를 지급하지 않아 시정명령을 받은 업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앞으로 재정지원 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6일 ‘예술인 권리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가 구성됨에 따라 예술 현장의 불공정 행위로 인한 예술인들의 피해에 더욱 적극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한다고 29일 밝혔다.
예술인 신문고가 설치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신고된 사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사례는 보수 미지급 등 수익배분 거부·지연·제한과 관련된 사건이다. 총 1515건 가운데 76.3%인 1156건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문화예술계에서는 서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도 많았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뮤지컬 공연에 출연했지만 출연료를 받지 못한 배우 A씨는 문체부의 미지급 출연료에 대한 지급명령을 통해 권리 구제를 받았다. 드라마 배경음악(OST) 작사와 가창에 참여한 가수 B씨는 보수를 받지 못했는데 제작사가 서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정확한 보수금액을 특정할 수 없었어 어려움을 겪었으나 문체부가 조정회의를 거쳐 당사자 간 조정 합의를 진행하고 보수 지급을 유도했다. 정부는 제작사에 서면계약서 미작성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했다.
정부는 앞으로 위반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필요시 시정조치를 명령받은 사실을 공표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문예기금 등 재정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피해 구제를 위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연예인 보수는 민법에 따라 1년이라는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특성을 고려해 보수채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소송지원제도를 활용해 더욱 두텁게 보호할 계획이다. 소송지원제도를 활용하면 재판상 청구로 시효 중단 및 판결로 소멸시효가 10년으로 연장 가능하다.
새로 운영되는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의 분쟁조정 제도로 원만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춘다. 피해자가 ‘예술인신문고[(온라인) 문체부 누리집(www.mcst.go.kr)→민원마당→예술인권리침해사건 신고 / (02) 3668-0200]’ 신고 전후 예술인신문고에 연계된 자문 변호사(27명)의 전문 상담과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상담 기능도 개선한다. 예술인과 기획업자를 대상으로 권리보호 교육도 확대하고, 상담사례집과 구제 절차 안내자료 제작·배포, 수어·문자 통역 교육 시행으로 현장의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박보균 장관은 “K(케이)-컬처, K(케이)-아트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예술인에 대한 보수 미지급 등 부조리하고 잘못된 관행은 철저하게 개선하겠다”며 “불공정 피해를 입은 예술인에 대해서는 현장 밀착형 피해구제를 지원해 예술인의 권리보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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