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진, ‘1000조 분의 1초’만에 일어나는 나노 입자의 변화 포착

이병철 기자 2023. 1. 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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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조 분의 1초' 동안에 일어나는 찰나의 변화를 직접 관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이미징 기법이 성공적으로 구현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권오훈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이 이달 2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이산화바나듐 나노 입자의 상변화 과정을 펨토초(1000조분의 1초) 수준의 정확도로 관측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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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훈 UNIST 화학과 교수 연구진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 모습. 왼쪽부터 권오훈 UNIST 화학과 교수, 김예진 박사 후 연구원, 노학원 석박사 통합과정 연구원. /UNIST

‘1천조 분의 1초’ 동안에 일어나는 찰나의 변화를 직접 관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이미징 기법이 성공적으로 구현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권오훈 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이 이달 27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이산화바나듐 나노 입자의 상변화 과정을 펨토초(1000조분의 1초) 수준의 정확도로 관측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산화바나듐은 68℃에서 금속과 절연체를 오가는 상변화 현상을 보여 광학 센서와 고속 스위칭 소자 같은 장비의 개발에 쓰일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상변화가 펨토초 단위의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나 기존 관측법으로는 이 과정을 직접 볼 수 없었다.

UNIST 연구진은 4차원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이산화바나듐의 상변화 과정을 포착해내는 데 성공했다.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은 펨토초 단위로 광전자 파장을 내보내 원자의 크기보다 짧은 피코미터(pm) 수준의 파장을 만들 수 있어 높은 분해능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음전하를 가진 광전자가 서로를 밀어내 시간과 거리에 따라 분해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UNIST 연구진은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이산화바나듐의 상변화를 촬영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에너지 필터를 사용했다. 현미경의 카메라에 도달하기 전까지 확산된 광전자 펄스의 에너지 일부를 필터로 걸러낸 후 이를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방법이다. 에너지가 같은 광전자는 가속 이후 같은 시공간에 존재한다는 물리 법칙을 활용한 결과다.

UNIST 연구진은 이 방식을 활용해 여러 입자가 뭉쳐 있는 이산화바나듐의 개별 입자의 상변화를 한번에 포착했다. 특히 그래핀 기판 위에서 만들어져 특이한 구조를 갖는 이산화바나듐이 상변화 중간 단계인 ‘준안정 상태’를 거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논문 제1저자인 김예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박사 후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복잡한 장비 개조 없이도 펨토초 수준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변화 과정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선명하게 촬영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권오훈 교수는 “누구나 아는 일반적인 물리학 지식을 토대로 펨토초 이미징 기법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첨단 이미징 분야 최초의 연구”라며 “이산화바나듐의 초고속 상변화 현상을 처음으로 실시간 촬영해 물성 제어에 대한 이해도와 소재로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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