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25년간 떡볶이로 기부·봉사해온 백동민씨

권숙희 입력 2023. 1. 29. 09: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홀트학교 친구들이 떡볶이 먹는 날만 기다린대요. 봉사활동의 의미를 떠나서, 제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어주면 저는 그때 제일 행복해요."

이제는 일산 말고도 다른 직영점을 몇 곳 더 운영 중인 그는 말 그대로 '성공한 떡볶이집 사장님'이 됐다.

현황판을 보면 1998년부터 시작된 꽃동네 기부부터 사랑의 열매, 홀트학교, 그리고 고교생 장학금 등을 모두 합해 총 기부액은 이제 7억 원을 훌쩍 넘겼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부금 총액 7억원 넘겨…"나눔은 내게 너무도 당연한 일"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분식집에서 백동민(51) 대표가 떡볶이를 판매하고 있다. 2023.1.29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홀트학교 친구들이 떡볶이 먹는 날만 기다린대요. 봉사활동의 의미를 떠나서, 제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어주면 저는 그때 제일 행복해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웨스턴돔에서 떡볶이집을 운영 중인 백동민(51) 대표의 말이다.

백씨가 떡볶이와 인연을 맺은 건 벌써 약 30년 전이다.

1994년 서울 신촌의 대학가 앞에서 트럭 노점을 차려 떡볶이를 팔기 시작한 그는 장사가 잘되자 8년 뒤 가게를 냈고, 2010년 일산으로 옮겨와 자리를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권이 거의 죽다시피 한 이곳에서도 그의 분식집 앞만큼은 늘 북적인다. 이제는 일산 말고도 다른 직영점을 몇 곳 더 운영 중인 그는 말 그대로 '성공한 떡볶이집 사장님'이 됐다.

그 기간 그는 '봉사와 기부'의 역사도 함께 쌓아갔다.

노점 단속을 피해 다니는 등 어려웠던 시절부터 소액 기부를 시작한 그는 매출이 오르는 대로 점점 기부 규모를 키웠다.

그의 분식집 앞에는 그동안의 누적 기부액을 매달 기록하는 '현황판'이 붙어있다. 손님들에게 여기서 떡볶이와 어묵, 튀김을 사 먹으면 그것이 곧 기부로 이어진다는 걸 알리는 효과다.

현황판을 보면 1998년부터 시작된 꽃동네 기부부터 사랑의 열매, 홀트학교, 그리고 고교생 장학금 등을 모두 합해 총 기부액은 이제 7억 원을 훌쩍 넘겼다.

"어려운 청소년들이 잠깐이라도 돈 걱정 안 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고등학교 장학금 기부도 어느덧 누적 10년을 향해가고 있다.

그는 "고3 위주로 장학금을 주는데, 가끔 학생들에게서 편지를 받는다"면서 "어려움을 딛고 훌륭하게 성장한 것이 느껴지면 보람이 있다"고 전했다.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백동민(51) 대표가 운영 중인 분식집에 게재돼 있는 '누적 기부액 현황판'. 2023.1.29

그의 나눔 활동은 장사 수익금 기부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떡이며 어묵이며 각종 재료를 준비해 직접 '분식 봉사활동'을 다닌다.

장애아 대상 특수교육기관인 '홀트학교'에서 학생들은 한 달에 한 번씩 급식 대신 그가 만든 떡볶이 등 분식을 먹는다. 분식만으로는 양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 볶음밥 같은 것도 따로 준비한다.

매달 1회씩 절약한 식비를 모아두었다가 홀트학교 측은 연말이 되면 학생들을 위한 특식을 준비한다고 한다.

이것도 모자라 백씨는 자신의 가게 이름을 내걸고 홀트학교 체육대회 개최를 후원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외부 행사에 푸드트럭으로 참여해 번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제 그에게 생업 활동의 목적이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닌, 기부 그 자체를 위한 것이 되기도 한다.

그는 "가게를 벗어나 외부 행사를 하면 추가 수입을 낼 수 있고, 그럼 기부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군부대처럼 인원이 많은 곳에서 정기적인 행사를 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침 지난해 인근 육군 부대에서 그에게 정기적인 푸드트럭 행사를 제안해 추진했었는데, 현재는 부대 측 사정으로 미뤄진 상태다.

그에게 나눔의 의미를 묻자 싱거운 대답이 돌아온다. "이십 대 중반에 처음 월 2만 원으로 시작한 기부가 지금까지 왔다. 이제는 너무 당연한 일이라서 의미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이어 "나한테는 지독할 정도로 아끼지만, 남에게 베푸는 것은 아깝지 않다"며 "도대체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지난해 10월 경기 고양시 장애아 대상 특수교육기관인 '홀트학교'에서 열린 한 대관 행사에서 백동민(51) 대표의 떡볶이 푸드트럭 앞으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이날 행사 수익금은 전액 홀트학교에 기부했다. 2023.1.29.

suki@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