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5년' 가리킨 국민연금 고갈시계..피할 수 없는 '더 내는' 개혁
[편집자주] 보건복지부가 지난 27일 국민연금 고갈시점(2055년)이 담긴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급격한 저출산 현상으로 5년 전과 비교해 2년이나 앞당겨졌다. 과거 정부가 연금개혁을 외면한 만큼 국민연금의 재정 상황도 악화됐다. 당장 연금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래세대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담긴 숫자들의 의미를 짚어봤다.
국민연금 '고갈시계'가 빨라졌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경기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소진시점 외에도 국민연금의 전반적인 재정안정성은 악화됐다. 이건 단순히 외부 변수의 영향이 아니다. 이전 정부가 연금개혁을 외면한 결과다. 그만큼 미래세대의 부담은 커졌고,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깊어졌다.
정부는 국민연금이 소진되더라도 국민연금을 못 받는 건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역사가 오래 된 대부분의 선진국은 그해 거둬 그해 지출하는 부과방식으로 국민연금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부과방식 비용률은 소진시점 기준인 2055년에 26.1%다.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면 2055년에 소득의 26.1%를 국민연금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재정추계전문위원회에 따르면 필요보험료율은 5년 전 추계보다 시나리오별로 1.66~1.84%p(포인트) 상승했다. 가령 2년 뒤 보험료율을 인상한다고 가정할 때 적립배율 1배를 확보하기 위한 필요보험료율은 17.86%다. 적립배율 1배는 보험료 수입 없이도 70년 후인 추계기간 말에 1년치 국민연금 지출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2018년 재정추계 당시에는 2년 후 보험료율을 올린다고 가정할 때 적립배율 1배의 필요보험료율이 16.02%였다. 현행 보험료율이 9%라는 걸 감안하면 5년 새 부담이 커진 것이다. 전병목 재정추계전문위원장은 "연금개혁이 늦어질수록 미래 청년세대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필요보험료율이 상승한 것은) 연금개혁이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화두인 '연금개혁'은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민간자문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연금개혁 초안을 제시한다. '지금처럼 받고 더 내는' 방식과 '더 받고 더 내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보험료율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최종 확정은 여야 합의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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