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복제'가 AI 인가"…전투용병 '정이' 향한 과학적 의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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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뇌 복제가 AI 연구로 인식되는 설정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병탁 서울대 AI 연구원 원장은 "AI 연구 자체가 인간의 뇌를 닮은 AI를 추구하고 있고 (정이의 경우) 더 발전된 인공지능으로 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 기술의 구현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뇌 신호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 기술인지는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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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가진 모든 전술, 전투 기술, 강한 충성심과 의지를 가진 최고의 전투 지휘 AI(인공지능)를 개발할 것입니다. 저희는 이 프로그램을 '정이'라고 칭할 계획입니다." -영화 '정이' 中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뇌 복제가 AI 연구로 인식되는 설정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위적으로 새로운 지능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원래 있던 지능을 옮기는 행위를 AI 개발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인지과학자인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뇌를 복제한다는 건 원래의 지능을 그대로 쓴다는 얘기"라며 "아직 지능을 복제하는 연구가 된 게 없다. (정이는) 기존에 존재했던 기능을 그대로 옮긴 것이기 때문에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복제품)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이를 AI로 볼 수 있다고 해도 이를 현실화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장병탁 서울대 AI 연구원 원장은 "AI 연구 자체가 인간의 뇌를 닮은 AI를 추구하고 있고 (정이의 경우) 더 발전된 인공지능으로 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 기술의 구현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뇌 신호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 기술인지는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이가 똑같은 시뮬레이션에서 계속 실패하는 것으로 보아 절차적으로 전투력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라며 "반복 학습이 안 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논리적으로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극 중 정이는 마지막 전투를 복원한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매번 탈출에 실패한다.
반면, 장 박사는 "당연히 다음 시뮬레이션에 (앞의 결과물이) 투입되고 반영된다고 본다"며 "인간도 명시적 기억과 암묵적 기억이 서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저장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운전을 반복하면 운전 능력치가 올라가지만 운전했던 길에 있던 가게나 표지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절차적으로는 반복 훈련을 통해 정이의 능력이 향상돼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몸으로는 학습 결과를 체득하지만 머리로는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극 중 정이가 '전쟁 영웅'으로 묘사되긴 하나, 통상 여러 명의 능력을 학습하는 AI가 특정 1명의 복제된 뇌를 활용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정이의 뇌를 복제해서 이식한 휴머노이드가 여러 인간의 전투 능력을 학습한 AI 휴머노이드보다 더 전투력이 높으리라 기대한 설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현재 AI만 봐도 특정 전문가 한 둘의 능력을 학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병탁 원장은 "(영화처럼) 복제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경험·능력과 결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보통 AI라고 하면 정이와는 달리 여러 사람의 경험 등을 학습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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