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월세→주세까지… 깡통전세·고금리에 갈수록 짧아지는 임대차 기간

백윤미 기자 2023. 1.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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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깡통전세 위험으로 인한 전세시장 경색과 고금리 상황이 맞물리면서 임대차기간이 더욱 짧아지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를 넘어 주마다 임대료를 지불하는 초단기 임차인 '주세'까지 등장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주세는 전세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월세 임대 등이 부담스러운 임대인들이 일단 단기 임대라도 내놓자는 심정으로 생겨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금리 상황에서 고육지책인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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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깡통전세 위험으로 인한 전세시장 경색과 고금리 상황이 맞물리면서 임대차기간이 더욱 짧아지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를 넘어 주마다 임대료를 지불하는 초단기 임차인 ‘주세’까지 등장했다.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진 임대인들이 대출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주 단위로라도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것이다. 중개료를 아끼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나 단기임대 전용 앱을 이용해 주세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시내 오피스텔 밀집지역의 모습. /뉴스1

29일 부동산 중개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서울에서 등록된 전월세를 포함한 전체 임대 매물 2만2700건 가운데 단기임대 매물(주세)은 1645건(약 7.2%)으로 집계됐다. 단기임대 매물은 지난해 말부터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주세 매물은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원룸, 투룸 쓰리룸 등 다양하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구 역삼동의 한 다세대주택의 전용면적 32㎡ 원룸이 주당 40만원에 나와 있다. 비슷한 면적의 역삼동 원룸 오피스텔은 주세 50만원에 나와 있다. 논현동 전용면적 40㎡ 투룸은 주당 임대료 45만원에 등록돼있다.

강남구 역삼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빌라왕’ 사태 영향 등으로 전세 세입자 찾기가 어렵다 보니 집주인들이 월세와 주세를 동시에 내놓고 계약자가 먼저 나타나는 건으로 계약을 하는 추세”라면서 “당장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렵거나 단기로 거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주세를 선호하면서 계약이 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반 중개업소에서 주세 계약을 맺을 경우 전세와 월세과 같은 수준의 중개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싸다는 의견이 나온다. 논현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세 계약은 중개사들이 중개를 하기 때문에 월세나 전세와 똑같은 중개료를 지불해야 한다”면서 “임차인이나 임대인 양측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정말 급한 상황에 있는 경우에만 권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나 단기임대 전용 앱 등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를 이용할 경우 중개료를 내지 않는다. 부동산 단기임대 앱인 ‘삼삼엠투’에서는 예치금(보증금) 33만원에 주세 20만원 매물을 계약할 경우 8만8000원의 서비스 이용료를 내야 한다. 중개업소 중개료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 시장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임대인들이 이자 등 부담을 덜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내놓으면서 늘고 있는 거래 형식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주세는 전세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월세 임대 등이 부담스러운 임대인들이 일단 단기 임대라도 내놓자는 심정으로 생겨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금리 상황에서 고육지책인 셈”이라고 했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은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수에 포함되는 규제가 현 정부 들어서도 계속 유지되면서 시세가 떨어지고, 고금리에 수익률도 악화돼 주세로라도 놓자는 심리로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끌’한 매수자들의 절박한 심리가 부동산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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