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70만명이 트럼프 한마디에 ‘쫑긋’...선거판 흔드는 손 SNS [추적자 추기자]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입력 2023. 1. 28. 20:03 수정 2023. 2. 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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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SNS 계정이 2년만에 복윈됐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랫폼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메타 관계자는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상황이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토론을 방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제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일런 머스크가 주인이 된 트위터에 이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SNS 활동 재개를 승인해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도전에 파란불이 켜졌단 평가가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레거시 미디어와 대립각을 세우며 사실상 미디어 마이웨이를 고수해 왔습니다. 기존 언론과 척을 지면서까지 이러한 노선을 정한 것은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그러한 미디어 없이도 충분히 자기 어필을 할 수 있었단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언론의 대체자가 바로 SNS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트위터의 공식 팔로워는 8770만명. 심지어 최근 트위터 계정이 살아난 후에만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페이스북 팔로워는 27일 기준 3453만명. 미국 전체 인구 10명 중 1명은 팔로워인 셈입니다. MZ세대들이 주로 활용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무려 2344만명이나 되니 이만한 인기스타도 없는 셈입니다.

트럼프 인스타그램
이처럼 치명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트럼프도 기존 언론과의 불화에다 SNS 계정까지 폐쇄되며 어려운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복귀로 트럼프의 재선 도전 가도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계정은 2021년 1월 6일 미국사 최초의 연방 의회 의사당 난입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폐쇄됐습니다. 워낙 많은 팔로워를 거느리고 보수진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다 보니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이러한 폭도들을 자극했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당시 여론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데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빅테크 SNS 기업들도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등 국민의 불신이 깊어지는 가운데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로 다시금 떠오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이번 SNS 폐쇄 금지 해제 조치는 크나큰 변수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SNS가 어떠한 힘이 될지는 차기 대선 구도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 개인의 계정으로 볼 수 있는 SNS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정치권 역시 이러한 SNS의 파급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과거 정부의 공식입장을 내는 형식적인 문서나 입장문이 철저하게 그 원칙과 형식에 얽매여 있었다면 최근의 트렌드는 보다 가볍고 친숙한 SNS 형태를 빌어서 많이 이뤄집니다.

지난해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거했을 때나 최근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선종했을 때에도 각국 정상들은 가장 먼저 SNS를 통해 명복을 비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특히 SNS를 통한 정치인들의 입장 표명은 대중에게 보다 친근한 이미지와 더불어 보다 가까운 느낌까지 주며 긍정적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 = 신화통신 화면 캡처]
물론 이러한 파급력에 대한 우려로 오히려 SNS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한 중국의 경우 이러한 연임 등 정치 현안을 앞두고 아예 SNS 검열을 강화해 여론 파악이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정보 비대칭성의 해소를 주도해온 SNS의 역할을 제한함으로써 여전히 정보의 불균형과 여론의 왜곡을 의도한다는 것이죠. 중국은 민감한 단어를 금기어로 설정해 검색 자체를 안되게 하거나 상당수의 데이터를 삭제해오고 있단 의혹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도 균열은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사실상 100%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단순 검열로만 하늘을 가릴 순 없는 셈입니다. 중국 안팎에서 새어 나오는 대중들의 목소리가 앞으로는 갈수록 거세질 만큼 그 미래는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내 정치인들 역시 SNS는 사실상 주요한 자기어필 수단입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SNS 계정을 활용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 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까지도 SNS 관리는 무척 중요한 정책 관리 수단 중 하나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여러 정치현안을 SNS 를 통해 다루며 정치적 아젠다를 여전히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손가락을 몇 번 움직이면 쉽게 포스팅을 올릴 수 있는 SNS의 특성상 마냥 가볍게만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란 비판도 있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매력이 오히려 자신의 목에 칼을 갖다 대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현대 정치인의 숙명과 같은 SNS의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미 대선의 향방도 오리무중으로 흘러가며 흥미진진한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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