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한국 재단이 강제징용 배상금 지급 땐 사죄담화 계승 검토”
한국 정부가 국내 재단을 통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 일본 정부는 ‘반성’과 ‘사죄’를 담은 과거 담화를 계승한다고 입장 표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강제징용 문제 해법과 여론을 지켜보면서 문서 발표나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의 기자회견 형식으로 반성과 사죄를 언급한 과거 담화를 계승한다는 견해를 설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러한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한일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이는 윤석열 정권을 지원하고 미사일 도발을 거듭하는 북한에 대응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교도통신은 짚었다.
일본 정부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전후 50년 담화’(무라야마 담화)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등에서 아시아 국민들 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는 재단이 배상금 반환을 피고 기업에 요구하는 구상권을 포기하면 뜻이 있는 일본 기업이 재단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을 용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2일 ‘강제징용 해법 논의 공개토론회’에서 ‘제3자 변제안’을 공식화했다. 대법원은 일제강점기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2018년 판결했는데, 제3자인 국내 재단이 미쓰비시중공업 대신 배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게 정부안의 골자이다.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은 피해자들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가해 기업 책임만 면해준다며 정부안에 반발하고 있다. 61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역사정의와 평화로운 한일 관계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안 막판 조율을 위해 한일 협상을 진행하면서 피해자 의견은 여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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