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뉴스] 갈 곳 없는 대학생…태부족 기숙사에 마주한 건 '월세 폭탄'

윤정식 기자 2023. 1. 2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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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슈가 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윤정식 기자의 발품뉴스 시간입니다. 요즘 방학 기간이지만 대학가가 북적입니다. 집을 찾는 학생들 때문인데요. 학교 기숙사가 있지만 입주에 실패하면 주변 월세방을 구해야 하죠. 그런데 월세가 너무 올랐습니다.

윤정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칠곡 출신인 대학생 고민정 씨.

학교 기숙사에 살다 지금은 자취 중입니다.

첫 자취 때 고 씨를 놀래킨 건 높은 거주비였습니다.

[고민정/경희대 3학년 : 기숙사 살 때는 (월세가) 30만원 안팎이었는데 지금은 50만원 안팎? {지금은 보증금도 있을 거 아니에요.} 보증금도 1천만원 안팎이고요. 위로 오빠가 있고 그 아래로도 동생이 있어서 둘 다 대학생이거든요.]

삼남매 등록금과 월세 마련에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만 있을 수 없습니다.

[고민정/경희대 3학년 : 알바 같은 것도 많이 찾아서 하고 주말에는 틈틈이 콘서트 알바 같은 거도 해요.]

서울 주요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수년째 10% 안팎.

참다 못해 수년 전에는 학생들이 기숙사를 지어달라 시위도 했습니다.

[고려대 재학생 시위대 (2018년 4월 12일) : 성북구청은 기숙사 신축을 허가하라.]

일부 학교는 기숙사를 짓기로 했는데 끝이 아니었습니다.

서울 사근동의 한 골목길.

대형 공사장이 눈에 보입니다.

한양대 신규 기숙사 공사 현장입니다.

[이소리/한양대 총학생회장 : {기숙사를 짓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잖아요.} 당시 원룸 운영 주민분들이 원룸 오는 학생 수가 적어질까 우려하셨죠. {주민들이 시위하고 막 그때 그랬었죠. 중재를 어떻게 했나요?} 주민분들과 학교, 학생회가 모두 모여 주민 편의시설을 제공해 합의를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서울 A사립대 관계자 : 당분간은 모든 대학이 기숙사 짓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건설 경비에 투자할 돈이 없어요.]

이러는 사이 월세는 최근 더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한 부동산 중개 앱에 올라온 대학가 월세방 평균 시세입니다.

이화여대 앞 월세는 2020년 48만7천원이던 게 지난해 70만원을 육박하고 다른 대학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른바 '월세 폭탄'을 피해 올해 학교 기숙사 입주에 성공한 송누림씨.

비법을 물었습니다.

[송누림/가톨릭대 3학년 : 12월 말 정도에 지원을 받으니까 그때 다 지원해야 해요. 가성비는 재경학사, 학교 기숙사, 자취 순이고 재경 기숙사는 밥값이 보통 포함돼 지출이 많이 줄었어요.]

재경 기숙사는 일부 지자체가 주민 자녀를 위해 서울에 만든 기숙사입니다.

장학재단 등이 만든 연합 기숙사도 대안입니다.

소득과 출신지 거리 등을 따져 입주자를 받습니다.

[정지욱/청년기숙사 운영팀장 : {여기 살려면 월세가 얼마예요?} 월 15만원이고요. 대학을 통해 5만원, 지자체를 통해 5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학생 입장에서는 5만원에도 살 수 있는 거네요.} 저희는 복지 측면에서 시설을 운영하는데요. 주변에 주거비 때문에 걱정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학교 기숙사도 재경 기숙사도 모두 탈락한 나도아씨.

[나도아/서울여대 3학년 : {계속 기숙사에 사셨다고요.} 계속 살았는데 이번에 못 살게 돼서…{이번에 나오셨어요.} 네.]

나씨와 학교 인근 부동산을 함께 다닌 지 2시간째, 하지만 쉽게 계약을 못합니다.

[나도아/서울여대 3학년 : {알아보니까 어때요?} 생각보다 비싸네요. {가장 부담되는 게 뭐예요?} 보증금이죠. 아무래도 목돈을 구해야 하니까요. {월세는요?} 40만원 생각했는데 관리비 포함 없이 4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하네요. {기숙사 때는 어땠어요?} 20만원이면 다 해결 가능했어요. {두 배 이상 올랐네요. 지금 어디 있어요?} 신세를 져서 친구 집에 살고 있어요. 서울 생활이 참 힘들어요. 학비도 학비지만 거주비도 만만치 않아 부모님께 죄송하죠.]

(영상취재 : 유연경 / 영상디자인 : 김현주 / 인턴기자 : 백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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