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표가 왜그럴까…‘홍반장’ 자처한 스타트업 핵인싸들 [더인플루언서]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1. 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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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타트업들은 위기의 시간을 맞고 있다. 작년만 해도 뭉칫돈이 몰렸던 국내 스타트업 투자가 최근 급격히 줄어들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 △인플레이션 공포 △경기침체 우려 △ 기술주 폭락 등이 맞물리면서 급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주요 스타트업들은 홍보(PR)와 마케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창업자(대표)가 직접 나서 브랜드를 홍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전까지 스타트업이 좋은 서비스만으로 파급을 주는 것이 가장 당연하고 바람직하게 여겨졌다면 요즘엔 스타트업 경영자가 직접 인플루언서가 돼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것이다. 투자와 인재 유치를 위해서도 창업자 캐릭터의 ‘브랜딩’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 씬(Scene)에서 ‘핵인싸(마당발)’로 통하는 창업자들의 글은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창업 전선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이들이 직접 공유하는 글엔 임팩트가 담긴다. 블록체인, 핀테크,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등 창업자들이 언급한 이후 더 넓게 퍼져나간 트렌드도 상당하다.이들이 올리는 게시글은 테크업계에서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한다. 요즘처럼 업황과 기술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치열한 논쟁의 장을 열기도 한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에서는 일분일초 촉각을 세우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업계 트렌드, 회사 비전과 지향점, 제품 개발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사용자, 직원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나 그들이 소통에 나선 이유를 들어봤다.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삼분의일 전주훈 대표
기업 대표가 소비자와 투자자, 직원과 소통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가 ‘글’이다. 수면 전문 스타트업 삼분의일 전주훈 대표는 2015년부터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다. 구독자는 5000여명에 이른다. 구독자 수만 보면 평범하지만 5000여명의 구독자를 통해 그의 글이 업계로 일파만파 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의 브런치에는 2015년 가사도우미 연결 플랫폼 ‘홈클’ 창업때부터 2017년 삼분의일 창업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홈클’ 창업 실패 요인을 복기하는 글은 당시 유사 서비스를 기획했던 대기업들로부터 컨설팅 의뢰로 이어졌다고 한다.

잠 못 이뤄가며 컨설팅을 제공한 결과, 단 몇 달 만에 창업 실패로 쌓인 빚을 갚고도 남은 스토리가 방향을 일으킨 것이다.

전 대표는 이후 브런치에 삼분의일 창업과 제품 개발 이야기, 수면 브랜드로서의 비전과 지향점들을 꾸준히 쓰고 있다. 언론홍보와 마케팅, 광고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생생한 얘기들 덕분에 삼분의일이 처음부터 지향했던 타깃층들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평가다. 바로 하루 숙면 뒤의 인생의 생산성을 중시하는 판교 개발자와 스타트업 대표, VC투자자들이다.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실패 사례를 공유하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진열 대표. <유튜브 캡처>
특히 전 대표는 브런치를 통해 매일매일 쏟아지는 사업에서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건강한 루틴을 전파하고 있다. 매일 아침 남산 7km 달리기, 오랜 수면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숙면 노하우를 담은 ‘perfect for your sleep’ 등과 같은 글들은 많은 독자로부터 반응이 뜨겁다. 꾸준히 글을 쓰는 이유를 전 대표는 물었더니 “브랜드 신뢰를 높이고 회사의 비전을 스스로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수면 연구를 하면서 여러 의학적 지식과 개인 경험담을 공유해 누구나 바로 실천 가능하도록 글을 구성하고 있다” 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들을 조언들 유투브와 기고문으로 전달하는 한국시니어연구소 이진열 대표
실버테크 기업 한국시니어연구소를 운영하는 이진열 대표는 서울대학교 재학생 시절 마이돌이라는 아이돌 팬덤 서비스를 창업했다. 글로벌 1400만 다운로드라는 성공적인 수치를 얻었지만, 결론적으로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당시 뼈아픈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한국시니어연구소를 창업했다. 첫 사업 실패에서 경험한 실패요인, 극복과정, 후회, 솔직한 반성은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됐다. 모두가 흔히 예상하는 성공 스토리보다 실패 얘기는 동질감과 인간적인 감화로 이어진다.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실패 사례를 공유하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진열 대표. <유튜브 캡처>
이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씬에서 좌절을 겪고 다시 일어난 재창업자의 아이콘이 됐다. 이를 통해 예비 창업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과 투자 이야기를 담고 있는 유투브 <스프링살롱>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예비 창업자들이 알아야할 여러 지식들, 투자 세계 등을 영상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1억 받고 시작하는 방법’ ‘창업 아이템 고르는 7가지 꿀팁’ 등은 스타트업씬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는 대표 콘텐츠다. 이 대표는 “재창업을 통해 얻게 된 여러 교훈들, 때로는 뼈아픈 실패이야기가 누군가에는 엄청난 힘이 되고 있다고 믿는다” 고 말했다.
브랜딩 얘기로 집무실 팬덤 형성 알리콘 김성민 공동대표
주거지 기반 분산 오피스 ‘집무실’ 운영사 알리콘의 김성민 공동대표는 브랜딩 전문가로 통한다. 대학 졸업 후 화이자의 브랜드 매니저, 브랜딩 에이전시 ‘엔스파이어’ 창업을 거치며 직접 체득한 경험 덕분이다. 그가 전하는 브랜딩 인사이트, 다양한 이해관계자 설득 노하우, 트렌드를 읽어가는 감각 등은 스타트업씬은 물론 기업 관계자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김 대표는 알리콘의 공동대표이자 CMO로 사업개발, 브랜딩,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다. 작년 수도권 지역 10개 지점을 완성한 집무실은 각 지점마다의 특색 있는 스토리와 디자인 컨셉으로 공간에 관심있는 사람들 사이에 화자 될 정도의 팬덤을 형성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브랜딩 역량과 집무실 탄생 스토리를 녹여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브랜드 기획,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과 시행착오, 그리고 브랜드를 소비하는 방식에 대해 전달한다. ‘팔리는 이야기 법칙’이라는 주제의 인스타 라이브는 많은 화제가 됐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용자들과 소통에 나선 김성민 알리콘 공동대표. <인스타그램 캡처>
그가 활용하는 SNS채널이 궁금했다. 집무실과 브랜드에 관심있는 팬들과의 소통은 인스타그램으로 그 외 사업적인 내용들은 페이스북, 링크드인, 로켓펀치 등의 채널들을 이용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주제에 대한 경계가 자유로운 SNS상에서 요즘 사람들의 관심 주제를 엿볼 수 있고, 이는 곧 사업의 아이디어로도 이어진다” 고 강조했다.
직원 채용에 도움 준 회사이야기. 딜라이트룸 신재명 대표
알람앱 하나로 작년 매출 192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올린 회사가 있다. 글로벌 1위 알람앱 ‘알라미’ 얘기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딜라이트룸의 신재명 대표는 카이스트 재학 시절 자신의 아침 기상을 위해 알람앱을 직접 개발했다. 딜라이트룸이 일절의 외부투자 없이 30여명의 직원으로 탄탄한 회사를 일궈 낸 배경에는 단일 제품에 집중한 뾰족한 기술력 덕분이다.

신 대표는 미디엄에 올리는 글들로 직원채용에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한다. 그는 미디엄을 통해 업계 사람들이 주목하는 성공의 비결과 이용자 중심 서비스 관점을 설파하고 있다.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 기술적 해자가 필요한 서비스로 만들기까지 노력과 노하우를 전달하면서 업계에서 꾸준히 바이럴되고 있다. 회사 개발자들이 꾸준히 기술개발 얘기를 풀어내 개발자들의 구독율 또한 높다. 신 대표는 “회사를 알리는 과정에서 미디엄의 글들은 회사의 비전과 ‘결’이 맞는 인재를 채용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SNS통해 스타트업들에 조언하는 스버지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 ‘스버지(스타트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도 SNS를 통해 후배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전하고 있다. 권 대표는 5개 회사를 세운 국내에서는 희귀한 ‘n차(연쇄) 창업가’다. 특히 창업 초기 회사를 대상으로 한 육성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창업가들 사이에서는 ‘한국 스타트업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1990년대 후반 국내 최초 결제시스템 이니시스와 보안회사 이니텍을 설립해 회사를 키워냈다. 두 회사를 모두 코스닥에 상장시켰고, 2008년 3300억원에 매각했다. 그가 2010년 설립한 ‘프라이머’는 국내 최초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육성기관)다. 스타일쉐어, 아이디어스, 번개장터, 라엘, 세탁특공대 등 200곳이 넘는 스타트업이 그의 손을 거쳐 빛을 봤다.

권 대표는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페이지 등을 통해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 사이에서 그는 ‘인플루언서들의 인플루언서’로 통한다.

페이스북을 통해 후배 창업가들에게 조언을 전하고 있는 권도균 대표. <페이스북 캡처>
권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조언은 많은 창업자들에게 위안이 됐다고 한다. 권 대표는 스타트업 혹한기를 맞아 “위기를 담대한 기회로 삼을 것”을 창업자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창업을 한다는 것은 위기를 마주하겠다는 결정과도 같다. 위기를 결코 두려워하지 말고 나의 진짜 실력을 발견하는 기회로 여기면, 태풍이 끝난 후 거인이 되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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