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얘기 그만하자” 광규형 절규…12억 송도 대장 아파트, 반토막

12억 웃돌던 송도 아파트 6억대로 뚝
올해 인천서 4만 가구 입주
매매·전세가격 하락 가중 전망

[사진 = MBC 예능 구해줘! 홈즈 화면 갈무리]

잇단 금리 인상과 거래시장 침체 속에서 인천 청라·송도 아파트값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규제지역 해제 등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새해 들어서도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집을 알선해주는 국내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김광규가 “집 얘기 그만”이라고 외쳤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천 송도는 방송에 출연해 집값 급등으로 인한 무주택 신세를 한탄하던 배우 김광규씨가 작년 자가를 마련한 지역으로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집값 급등기에는 10억원을 넘긴 아파트 거래가 빠르게 늘었지만, 고금리에 거래절벽이 겹친 최근에는 기존 최고가 대비 절반 가격 거래가 속출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이달 7일 5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2월 같은 주택형이 최고가(12억4500만원)로 거래됐던 것과 비교해 절반 이상(52.2%) 하락한 가격이다.

인근의 ‘e편한세상송도’ 전용 84㎡ 는 이달 14일 2021년 8월 최고가(10억7500만원)에 비해 5억원(46.5%) 하락한 5억7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더샵퍼스트파크14블록 전용 84㎡도 지난 16일 8억원에 중개거래됐다. 이는 2021년 9월 같은 면적의 매물이 13억70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5억7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2차 전용 84㎡는 지난 18일 6억7000만원에 팔려 최고가 12억원보다 5억3000만원 떨어졌다. 최고가 11억9500만원으로 12억선을 바라보던 ’송도글로벌파크베르디움‘ 전용 84㎡는 지난 13일 6억8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송도 집값은 2021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 수혜와 K-바이오 랩허브 개발 등의 호재에 힙입어 단기간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송도가 있는 연수구의 2021년 1~12월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30.22%에 달했다.

연수구 급등으로 같은 기간 인천 전체 아파트값도 22.56%로 치솟았다. 이는 전국 최고 상승률이다.

청라국제도시 전경 [사진 =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접한 청라국제도시 사정도 비슷한 모습이다. 인천시 서구 청라동 청라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전용 84㎡는 이달 14일 6억3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최고가인 2021년 8월 12억9500만원에 비해 6억6500만원(51.4%) 떨어진 가격이다.

청라제일풍경채2차에듀앤파크 전용 84㎡의 경우 작년 12월 5억원에 실거래됐다. 2021년 8월 9억4000만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 4억4000만원(46.8%) 낮아졌다.

인천 지역의 집값 추락은 그동안 집값이 너무 빨리 오른 데 따른 기저효과뿐 아니라 공급 과잉,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인천 집값은 지난해 11.8% 하락해 세종, 대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인천 연수구는 15.1% 떨어져 수도권에서 광명(-15.4%)에 이어 하락폭이 두번째로 컸다.

문제는 이같은 하락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인천에서는 올해에만 4만가구 넘는 물량이 입주를 시작한다. 분양 예정 물량도 1만 가구가 넘는다.

다만, 정부가 올해 초 규제지역 해제 등 전방위적인 규제완화 조치에 나서면서 인천 지역도 하락폭이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월 4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인천 연수구 아파트값 하락률은 1월 첫 주부터 -1.32%→ -1.01%→-0.89%→-0.66%로 낙폭이 점차 줄어들었다.

반면, 전셋값은 입주물량 증가 영향으로 1.35% 떨어져 지난주(-1.31%)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